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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늠하기 힘들다. 한 때 일부로부터 지탄의 대상인 정치인이었던 그에게, ‘다시 정치하는 게 어떠냐’고 말하는 이들도 생겼다.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폭로 저격수에서 개념 발언인으로 거듭났다.
“‘방송하면서 호감이 됐다’는 정도다. 내 경쟁력도 딱 거기까지라고 생각한다.” 강용석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다’는 말에 선을 그었다. “연예인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다. 댓글을 살펴보니 대중들도 나를 연예인으로 보는 것 같지 않았다.”
22일 서울 순화동의 한 호프집에서 요즘 가장 핫한 방송인 중 한 명인 강용석을 만났다. 인기리에 방송중인 종합편성채널 JTBC ‘썰전’ 녹화가 끝난 뒤였다.
강용석은 서울대 법과대학 출신으로 23세 사법시험을 합격하고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을 마쳤으며 39세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주목받던 그는 대학생들과 술자리에서 한 아나운서 비하 발언으로 정치 인생에 큰 위기를 맞았다. 아나운서들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했고 한나라당에서도 제명됐다. 개그맨 최효종을 고소하며 여론의 지탄을 받기도 했으며 지난해 총선에서 낙선했다.
“집사람이 전업주부인 후배가 보낸 문자라면서 보여줬는데 ‘이제야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겠다’라고 하더라. 그 문자를 보면서 방송을 하는데 만족감을 느꼈다.”
강용석이 방송에서 보여주는 캐릭터는 그가 만든 것일까? 아니면 원래 그의 모습일까? 강용석은 “‘SNL코리아’를 해보니 연예인은 정말 하늘이 내리는 사람인 것 같더라”고 눙쳤다. 그는 그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였을 뿐이다.
강용석은 방송 활동이 많아지면서 요즘 외모와 몸매에도 부쩍 신경 쓴다. 방송 녹화 전에는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다. “녹화 전날 저녁부터 다음 날 녹화 끝날 때까지 아침, 점심은 먹지 않는다. 먹기 전후에 1~2kg 정도 차이가 난다. 먹고 나서 방송하면 얼굴에 조금 살이 붙은 것 같다.”
강용석은 시종일관 유쾌한 모습이었다. 예능인 못지않은 감이 넘쳤다. 그러면서도 ‘시사(時事)계의 핵심체크’ ‘시사계의 족집게’가 되겠다며 본분을 잃지 않으려는 스마트함이 인상적이었다.
“청와대에서도 우리 프로그램을 보게 하는 것이 목표다. 기다려 보시라. 곧 연락이 올 것이다.” 농담 반, 진담 반의 얘기로 이 다음을 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