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팬들은 왜 YG를 택했나

  • 등록 2011-07-10 오후 12:05:25

    수정 2011-07-11 오후 7:15:02

▲ 영국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한류 콘서트를 요구하는 플레시몹 행사가 열렸다.
[런던(영국)=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프랑스를 시작으로 최근 미국 LA, 뉴욕 등 한국 가수들의 공연을 기원하는 플래시몹(약속된 시간과 장소에 모여 같은 행동을 벌이고 흩어지는 이벤트) 행사가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팝의 본고장 영국에서도 팬들의 기습 시위가 열렸다.

지난 9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는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소속 가수들의 공연을 요구하는 플래시몹 행사가 진행됐다. 약 300명의 영국 팬들은 빅뱅, 투애니원 등의 노래에 맞춰 구호 "Bring YG to the UK"(YG를 영국으로 데려와라)를 외쳤고 현장에 있던 수천 관광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특이한 것은 그간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 중심으로 진행돼 온 케이팝 열풍이 영국에서만큼은 유독 YG 소속 가수들에게 그 인기가 쏠렸다는 점이다.

앞서 6일 미국 동서부 팬들은 각각 뉴욕 펜역 인근과 LA 할리우드 하이랜드 센터에서 각각 기습 플래시몹 시위를 벌여 슈퍼주니어와 샤이니 등 케이팝 가수들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실제 이날 런던에서의 YG 공연 촉구 행사조차 지난 4월 프랑스 팬들이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플래시몹 행사를 벌여 SM타운의 연장공연을 성사시킨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코스닥 상장을 앞둔(지난 6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 YG가 회사 가치를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이번 행사를 과장되게 홍보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또 YG의 행보가 왠지 작위적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결국 `SM 따라잡기가 아니냐`는 주장이다.

◇ 빅뱅·2NE1 가장 인기-`교통사고` 대성 위로

하지만 이는 이번 영국에서의 플래시몹 행사를 제안하고 준비한 현지 교민 김경미(19·영국명 KATY) 씨를 비롯한 영국 팬들의 순수함과 열정 그 자체를 확인하지 못한 안타까운 시각이다.
▲ 김경민씨
주영 한국문화원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씨는 "영국에 일고 있는 케이팝의 인기는 YG 가수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간 문화원 주최로 열린 `케이팝 경연대회`나 클럽에서의 `케이팝 나이트` 등을 통한 조사 결과 빅뱅과 투애니원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아 우선적으로 YG의 공연을 성사시키기 위해 이번 플래시몹을 계획했을 뿐 다른 가수들의 인기 역시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한 오는 9월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축제 `템즈 페스티벌`에 케이팝 콘서트가 열린다는 현지 보도가 있었지만 최근 교통사고를 낸 대성 때문에 빅뱅이 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팬들의 우려도 한몫 했다.

김씨는 "템즈 페스티벌에 YG 아티스들이 올 수도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많은 팬들이 기대를 했는데 대성의 사고 때문에 안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많은 팬들이 걱정했고 서둘러 모였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영국에도 팬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열린 플래시몹 시위에서 눈길을 끈 건 빅뱅 대성을 위한 팬들의 퍼포먼스였다. 영국 팬들은 최근 교통사고를 겪은 대성을 위해 솔로 곡 `베이비 돈트 크라이`를 합창하며 "대성 울지마"라는 플랜카드를 취재진 앞에 들어보였다.   ◇ "케이팝 신선하고 매력적..영국 팝은 지루해"

김씨는 YG 아티스트들이 유독 인기있는 요인에 대해 "힙합과 댄스를 좋아하는 현지 젊은 층의 취향이 맞아 떨어진 것 같다"며 "YG의 음악은 동서양의 밸런스가 조화를 이뤘다"고 분석했다.   김씨는 또 "현지 사람들은 오래도록 지속돼온 비슷한 스타일의 영국 팝이나 밴드 음악에 지루해하고 있다"며 "케이팝은 언어도 새롭고 새로운 음악이기에 익사이팅(EXCITING) 하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김씨는 한국 가수들의 음악적 역량을 높게 평가했다. 김씨는 "한국 가수들의 음악적 퀄리티 자체가 영국 아티스트들보다 뛰어나면 뛰어났지 못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가수들은 역동적인 퍼포먼스와 잘 생긴 외모, 패션 스타일까지 한 앨범에 들어가는 종합적인 측면이 모두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아이돌 가수뿐 아니라 그들의 회사 전체를 알게 된다. 지금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팬덤이 형성된 상황이지만 앞으로는 마니아뿐 아니라 영국 대중문화 중심으로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예를 들면 빅뱅 프로듀싱을 하는 테디 때문에 지누션과 원타임 등도 좋아하게 됐고 한국어와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만약 케이팝을 레코드점에 쉽게 접할 수 있게 된다면 영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본다. 한국가수들이 많이 와서 공연도 하고 음반도 나왔으면 좋겠다"며 "여기 영국 가수들과 콜라보레이션 하는 것도 좋다. 영국에서 더 빨리 알려질 것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아직은 `상륙` 수준.."긴 호흡으로 봐야"
▲ 원용기 영국 한국문화원장
그렇다고 현지 관계자들이 모두 이러한 한류 붐에 대해 이른바 `유럽을 습격했다`란 표현을 쓸 정도로 냉정한 시각을 잃은 것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영국 현지에서의 케이팝 열풍을 감지했다는 원용기 주영 한국문화원 원장은 "아직 15~20세 전후의 젊은 층이긴 하지만 케이팝에 대한 열기과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현상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하루 하루아침에 영국의 많은 사람이 케이팝에 관심을 두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은 `케이팝의 습격`이란 표현보다는 `상륙`이란 표현이 적정하다.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원 원장은 무엇보다 케이팝이 갖는 문화적 파급 가능성과 시장 잠재력에 주목했다.

그는 "지금 영국에서 존재하는 (케이팝 인기) 현상에 관심을 갖고 의미를 두는 것은 바로 그 대상이 젊은 층이라는 것"이라며 "케이팝에 대한 관심이 우리말과 음식, 관광 등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국가적 이미지 상승으로 모두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장 한국의 기획사들이 (영국에) 들어와 큰 수익 상의 성과를 거둘 수는 없겠지만 팝의 본고장으로서의 영국은 상징적인 효과가 크다"며 "지금은 수익구조보다 씨앗을 뿌려놔야 할 시기다. 잠재 고객을 끌어내고 팬층이 더 크게 형성돼야만 영국 음반업계에서도 관심을 갖게 될 것이고 원하는 시장 구조가 생겨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 관련기사 ◀ ☞영국, 케이팝에 `바람났어`..YG공연 요구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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