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싱크에 컴퓨터 그래픽… 개막식의 거짓

中국기 게양때 노래부른 소녀는 '가짜'
실제 주인공은 외모 이유로 무대 안올려
'발자국' 불꽃놀이 TV화면도 조작된 것
  • 등록 2008-08-14 오전 9:27:49

    수정 2008-08-14 오전 9:27:49

[조선일보 제공] 남이 부른 노래에 입만 벙긋거렸던 개막식의 예쁜 소녀, 컴퓨터 그래픽 덕분에 현장보다 전세계 TV 중계 화면에서 더 화려했던 불꽃놀이…. 지난 8일 저녁의 베이징(北京) 올림픽 개막식의 일부 행사에 '가짜'가 동원된 것이 드러나, 세계인은 물론 중국인들조차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개막 공연이 끝나고 깜깜해진 주(主)경기장 냐오차오(鳥巢·새둥지)의 무대에서 양쪽으로 머리를 가른 9세의 예쁜 소녀 린먀오커(林妙可·9)는 중국 국기 오성홍기(五星紅旗)를 보며 노래 '가창조국(歌唱祖國)'을 불렀다. 그러나 사실은 린 양보다 두 살 어린 양페이이(楊沛宜·7)가 미리 불러놓은 노래에 맞춰 린 양이 '립싱크'를 한 것이었다.

수천명이 응모한 선발시험에서 노래를 가장 잘 부른 양양이 노래를 부르고도 무대에 서지 못한 것은 "치아가 고르지 않다"는 이유였다. 결국 노래는 양페이이가 부르고, 이보다 예쁜 외모의 린먀오커가 무대에 섰다.

12일 중국 라디오 방송에 나온 천치강(陳其鋼) 음악 총감독은 "(립싱크는) 국익(國益) 때문"이라며 "화면에 나오는 아이는 이미지가 완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마지막 리허설에서 중국 공산당의 최고권력집단인 정치국의 한 멤버가 "린의 목소리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전 세계 8억4000만여 명의 TV 시청자들이 본 하늘의 '발자국' 불꽃놀이도 실제상황이 아니었다. 천안문(天安門) 광장에서 올림픽주경기장 냐오차오에 이르는 하늘에 불꽃으로 연출된 29개의 발자국은 거인이 하늘을 걷는 듯하다고 해서 '거인의 발자국'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중국 영문(英文)일간지 베이징 타임스에 따르면, 이 불꽃놀이는 개막식 이전에 미리 실시한 것을 녹화한 것으로, 일부는 컴퓨터 그래픽 작업까지 거쳤다. 또 평소 흐린 베이징 밤하늘을 고려해 불꽃을 약간 뿌옇게 했고, 마치 헬리콥터에서 촬영한 것인 양 카메라를 일부러 살짝 흔들기도 했다.

이런 '가짜' 사실들이 드러나자, 해외 언론은 물론 중국 네티즌들조차 흥분하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블로그나 토론방에서는 "창피하다"는 내용의 글들이 계속 게재된다. 'icer126'이란 아이디의 한 중국 네티즌은 "중국은 이미 사람들에게 '가짜 제조국'이라고 불리고 있는데, 아직도 이런 짓을 하다니요!"라고 비난했다. "대국의 자신감은 어디 갔는가? 거짓말을 안 하면 안 될 정도냐" "올림픽도 가짜로 만들 수 있는데 무엇인들 가짜로 못 만들겠냐?"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13일 오후(현재) 중국 포털 사이트에선 개막식 립싱크에 관한 기사를 찾기가 힘들다.

AP 통신은 올림픽 속임수에 대한 기사를 중국 당국이 검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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