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포스' 차승원 "예전 모습 완전히 버리고 다른 캐릭터로 간다"

  • 등록 2008-07-30 오전 9:54:23

    수정 2008-07-30 오전 9:56:03

▲ 차승원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산뜻하고 쿨한 캐릭터 해보고 싶었죠.”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이하 ‘눈눈이이’)에서 배우 차승원은 스타일리시한 범죄자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모델 출신인 그답게 검은 정장 수트를 빼입고 맵시를 한껏 드러낸 모습은 그동안 코미디 영화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들을 한순간에 잊게 할만큼 멋있다.

차승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강한 스타일의 남자가 나오는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 그런 캐릭터를 연상하면서 ‘이 놈을 어디에 써먹어봐야겠다’고 생각해왔는데 ‘눈눈이이’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 “복수극의 범인이지만 처절하지 않고 산뜻한 스타일 원해”

“범죄, 복수라는 소재 자체가 무거운 분위기이기 때문에 캐릭터 자체는 처절해 보이지 않는, 산뜻한 캐릭터를 원했다”는 차승원은 그런 이미지를 살릴 수 있는 스타일리시한 비주얼로 MBA 출신의 지능범 안현민 역을 소화해냈다.

관객으로서 영화를 볼 때 목적이 ‘재미’에 있다는 차승원은 “보는 것도, 출연작도 흥미진진했으면 한다”며 “30대에 삶의 무게에 눌려 무기력해진 남자들이 나오는 것은 싫다. 그게 현실일지 모르지만 내가 관객 입장에 서면 그런 것을 영화에서 보고 싶지는 않다”고 말해 그가 빠른 템포의 액션영화 ‘눈눈이이’를 차기작으로 택한 이유를 가늠케 했다.
▲ 차승원

코미디 연기에서 드라마로 이동했다가 이번에는 강한 액션으로 넘어가는 변화를 준 까닭이 있을까? 또 처음부터 맵시가 뛰어난 자신의 외적 장점을 살린 캐릭터를 맡기보다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들을 통해 멀리 돌아서 지금의 자리에 온 것은 아닐까?

차승원은 이에 대해 “내가 맡은 캐릭터들의 외피만 봐서는 예전의 것을 완전히 버리고 ‘눈눈이이’를 시작으로 이제는 다른 외피로 가고 있다”며 “일부러 변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늘 새로운 것이 좋을 뿐이다. 나는 항상 숙성되는 것보다 새로운 것, 새로운 맛에 대한 갈증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모델 출신이기 때문에 길을 돌아온 듯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을 것 같다”며 “내가 연극 쪽 출신이었다면 연기에 대한 시각이 달랐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40대가 돼도 남자로 보이길”

여전히 20대 모델들 뺨치는 비주얼을 가지고 있지만 차승원도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40이 된다. 차승원은 “나이가 들어도 사람이 아닌 남자로 보였으면 좋겠다”며 “조지 클루니 같은 사람들 멋있지 않나. 그러니까 그가 나오는 영화를 보고 싶고 보게 되는 거고. 대중들에게 그런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조금 기다리게 되더라도 하고 싶다”고 바람을 말했다.

차승원은 또 “그래서 40대를 잘 보내야 할 것 같다. 내가 20대 때 알던 한 40대 남성은 굉장히 멋스러운 사람이었다. 내가 20대 모델이었지만 그 분은 내 젊음의 다이나믹함을 넘어서는 뭔가가 있더라. 젊어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은 싫지만 그 분처럼 여유롭고 자신감 있게 나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밝혔다.
▲ 차승원


‘크로우즈 제로’의 액션은 싱그럽지만 ‘88분’의 알 파치노는 여전히 건재한 맛이 있지 않냐는 차승원은 “그 나이 때에 뿜어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눈눈이이’의 안현민은 지금 내 나이에 연기하기에 딱 적기인 것 같다. 내게 어울리기도 하고”라며 “배역과 연기자는 이미지가 어울려야 한다. 관객들은 돈을 주고 영화를 보러 오는 것이니까 (관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사람들이 내게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경력과 연륜이 쌓이면 나의 이미지에 덧입혀져서 좀더 풍성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연기자로서의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차승원은 마지막으로 “내가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도심에서의 멋스러운 영화’가 이 영화의 기획의도”라며 “관객들이 큰 의미를 두지 말고 그냥 이 영화를 즐겼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한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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