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하나에 웃고 울고...'새로운 권력' 시청자 게시판

  • 등록 2007-05-28 오후 2:20:03

    수정 2007-05-28 오후 2:20:03

▲ 문제를 낼 때 잘못된 설명으로 지적을 받은 KBS 2TV '스타 골든벨'

[이데일리 SPN 김은구 기자] 인터넷 시청자 게시판이 활성화되면서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이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지난 해  4월 KBS2TV 연예인 퀴즈 프로그램 ‘스타 골든벨’에서는 문제를 내며 금와왕을 동부여가 아닌 백제의 왕으로, 광해군의 연인 김개시를 김개신으로 잘못 설명해 방송을 본 시청자들의 호된 비판을 받았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경제야 놀자’ 코너에서 이영자가 이소라에게 받은 반지를 과장되게 소개하다 거짓방송 논란으로 확산돼 얼마전까지 곤욕을 치러야 했다.  

예능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요즘은 드라마도 한 회가 끝나면 곧바로 게시판에 다양한 비판과 의견이 쏟아진다. 지나친 PPL(방송간접광고), 스토리 전개의 상황 오류, 표절 등 드라마와 관련된 논란도 거슬러 올라가면 대부분  시청자 게시판이 시발점이다.
 
▲ 이영자의 과장 방송으로 비난의 글이 쇄도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시청자 게시판


◇ 긍정적 측면 있지만 인신모독 등은 문제

물론 제작진 입장에서는 인터넷 게시판을 통한 지적이 달갑지만은 않다. 하지만 과거에는 관행적으로 하던 잘못된 제작 행태나 자잘한 실수들이 프로그램 게시판의 여론을 의식하면서 많이 나아진 것도 사실이다.

MBC 예능국의 한 관계자는 28일 “시청자들의 지적에 뜨끔할 때도 있다. 때문에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민감한 부분은 알아서 편집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작 일선에서는 프로그램 게시판의 긍정적 측면을 인정하면서도 그에 못지 않게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한 예능 프로그램 연출자는 “일부 네티즌들이 갑자기 일본 프로그램 표절을 주장해 당황스러웠다. 확인을 하니 문제의 일본 프로그램이 우리 것보다 늦게 방송을 시작했는데 우리가 표절의 누명을 뒤집어써 어이가 없었다”고 경험담을 밝혔다.

출연진이나 제작진에 대한 인신공격성 글이 게시판에 무분별하게 올라오는 것도 문제다. 근거없는 악의적인 비방과 욕설의 글로 인해 출연진이나 제작진이 상처를 받는 것은 물론, 게시판의 건강한 비판 기능마져 위축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일부 프로그램 제작진 사이에서는 인터넷 게시판 무용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KBS2TV ‘미녀들의 수다’의 경우 외국인 출연진에 쏟아지는 비방과 악성 댓글(악플)을 막기 위해 시청자 게시판을 열람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 네티즌의 열람을 금지한 KBS 2TV '미녀들의 수다' 홈페이지


◇ 방송환경 네티즌 독점 우려

광운대 영상미디어학부 김현주 교수는 프로그램 게시판을 통한 시청자나 청취자의 참여에 대해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것으로 나눠 설명했다.

방송사들이 자체 모니터 요원을 확보하고 있고 매스컴의 미디어 비평도 있지만 반응의 즉각성과 풍부성, 구체성에서 네티즌을 따라올 수 없다는 게 프로그램 게시판의 긍정적인 측면이다.

하지만 김현주 교수는 “인터넷을 통해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사람들은 주로 젊은 층에 편중돼 있어 전체 시청자 의견을 대표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교수는 요즘 프로그램 게시판의 여론 조성이 “일부 소수의 의견이 침묵하는 다수의 의견을 압도할 수 있는 형국"이라며 "게시판의 영향으로 방송 문화가 그들의 취향에 맞춰진다면 시청자 환경의 독점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교수는 일부 네티즌들이 글의 조회수를 영향력의 근거로 삼는 그릇된 경향 때문에 무책임한 내용을 올리는 것을 우려하며 “제작진도 시청자 게시판의 내용을 검증을 거쳐 받아들여야 하며 의연해질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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