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로 돌아간 ‘흑상어’ 박성배 감독의 철학, “인기 없는 감독이 되자”

부임 약 한 달 만에 대학축구연맹전 8강
박성배 감독, "취업이라는 산을 함께 넘고 싶다"
  • 등록 2023-07-15 오후 1:30:55

    수정 2023-07-15 오후 1:30:55

박성배 감독이 남다른 사명감을 안고 모교 숭실대에 부임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지도자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박성배 감독은 스스로 ‘인기 없는 감독’이 되고자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일할 때만큼은 인기 많은 감독이 아닌 인기 없는 감독이 되자.”

‘흑상어’ 박성배(48) 감독이 남다른 지도 철학과 함께 모교 숭실대학교로 돌아왔다. 현역 시절 전북현대, 광주상무, 부산아이파크, 수원삼성 등을 거친 그는 말년 짧은 해외 생활까지 경험하고 축구화를 벗었다. K리그 통산 243경기 55골 20도움의 기록을 남겼다.

지도자의 길로 접어든 박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를 비롯해 20세 이하(U-20) 대표팀 코치, K리그1 수원삼성, K리그2 안산그리너스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2021년에는 K3리그 양주시민축구단에서 첫 감독직을 수행하며 FA컵에서 K리그1 전북을 꺾기도 했다.

지도자로서도 다양한 리그를 두루 거친 박 감독은 대학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이데일리’를 통해 “대학 무대에 오니 굉장히 신선하다”라며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고 눈빛부터가 초롱초롱하다”라고 말했다.

모교 숭실대이기 때문에 도전 의지를 불태웠다. 박 감독은 “항상 마음 한쪽에 대학 무대 특히 숭실대가 있었다”라며 “프로 무대는 시간이 지나도 실력을 인정받으면 갈 수 있지만 대학 무대이자 모교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나도 이제 곧 50대다”라고 웃었다.

아울러 “대학 무대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왔다”며 “제자이자 후배들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싶었다. 취업이라는 산을 함께 넘고 더 큰 무언가를 안기고 싶다”라고 부임 배경을 설명했다.

약 26년 만에 돌아온 박 감독도 기성세대의 과거 회상을 의미하는 ‘라떼’를 피할 순 없었다. 그는 “이러면 안 되는데 솔직히 ‘라떼’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내가 다닐 때보다 환경이 많이 좋아졌다”고 비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다닐 땐 숙소에 곰팡이도 있고 녹슨 운동기구가 대부분이었다”라며 “지금은 학교에서 큰 노력을 해 야간 운동 시설도 있고 냉장고에 항상 물, 음료도 구비돼 있더라. 라커룸도 프로팀과 비슷해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책임감을 강조했다.

박 감독은 지난달 12일 숭실대 수장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그 사이 P급 라이센스 교육을 위해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그런데도 최근 참가한 제18회 1, 2학년 대학축구연맹전 태백산기 대회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전년도 챔피언 선문대를 꺾는 등 8강까지 진출했다. 8강에서는 또 다른 우승 후보 전주대에 승부차기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하며 첫 대회를 마쳤다.

박 감독은 “선문대가 지난 대회뿐만 아니라 올겨울에도 우승했다”며 “경기해 보니 너무 강해 어려운 경기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선수들이 전술적인 지시를 빠르게 이해하고 그 이상으로 너무 잘해줬다”라고 공을 돌렸다.

불과 한 달 남짓한 기간 성과를 낸 선수들을 칭찬했지만 박 감독은 ‘밀당’을 강조했다. 그는 “일할 땐 선수들을 몰아붙이되 훈련 뒤에선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내 철학인 ‘밀당’인데 참 어려운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남다른 책임감과 사명감을 지녔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10년 넘게 축구한 선수들이 갈림길에 선 상황”이라며 “대학은 아마추어의 마지막 무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프로에서 경쟁하고 살아남는 건 다음 문제”라며 “축구만 해왔던 이들이 축구를 더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달렸다”라고 말했다.

그는 “선배로서 조금 더 정확한 길로 안내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며 “안 되는 걸 무조건 된다고 하는 건 도움이 아닌 거 같다. 명확하고 과감하게 분명한 길을 제시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박 감독은 “이 세상에 지장, 덕장, 명장 등 다양한 감독 유형이 있다”면서도 “난 그런 걸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일할 때만큼은 인기 많은 감독이 아닌 인기 없는 감독이 되고자 한다”며 “이후에는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지도자를 꿈꾼다”라며 냉철함과 포용력을 갖추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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