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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장서윤기자] 가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로맨스 영화는 올해 크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잔잔한 흥행에 나서고 있다.
그 중 시간을 주 테마로 하거나 영화 속 주요 장치로 이용해 관객과 소통하는 부분은 올해 로맨스 작품의 눈에 띄는 트렌드이기도 하다.
최근 개봉작인 외화 '시간여행자의 아내' 한국영화 '파주' 상반기 개봉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우선 개봉 첫 주 28만 관객을 동원한 정통 로맨스물인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시간여행의 운명을 지닌 남자와 보통의 시간대를 살아가며 그를 기다리는 여자의 시공간을 초월하는 사랑이야기다.
이선균·서우가 주연을 맡아 평단의 호평을 얻고 있는 한국 영화 '파주'도 두 남녀주인공의 만남과 갈등, 그 속에 숨은 감정을 과거와 현재를 섞어 놓은 듯한 낯선 구도 속에서 보여주며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7년이라는 시간을 평범하지 않은 방식으로 재배치해 놓은 감독의 의도를 풀이해보는 것도 영화의 적지 않은 흥미 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상반기 개봉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할리우드의 스타 브래드 피트가 노인으로 태어나 아이로 늙어가는 연기를 펼쳐 화제가 된 작품.
이처럼 시간의 흐름에 초점을 맞춘 로맨스 영화가 속속 나오는 데는 '동안열풍' 등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시간을 극복하고 싶은 인간의 희망을 담고 있다는 해석이 존재한다.
실제로 자크 아탈리 등 미래 학자들은 "새로운 자원의 생산과 기술력의 발달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지만 '시간'만은 마음대로 늘리거나 줄일 수 없는 유일한 희귀재"라고 정의한 바 있다.
때문에 비록 영화 속이지만 시간의 재배치나 거슬러올라가기를 통해 시간을 극복하고 싶은 인간의 소망도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영화 '시간여행자의 아내'의 수입사 유니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시간과 사랑의 함수 관계를 표현한 로맨스 영화는 현실에서 이루지 못하는 인간의 바람을 담은 채 앞으로도 다양한 소재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