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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통신 등 미국 언론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캔자스주 위치토 경찰 당국이 로빈슨 동상 절도 혐의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을 잡았다고 일제히 전했다.
경찰에 잡힌 용의자는 리키 앙헬 알데레테라는 45세 남성이다. 그는 이미 중범죄 절도(2만5000달러), 납치, 신분 도용, 허위 정보 작성 혐의 등 다른 사건에 연루해 기소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치토 경찰 당국은 “용의자는 동상을 고철로 팔려고 하는 의도가 있었다”며 “하지만 증오범죄의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영상을 통해 확인했을 때 동상 도난에 최소 3명 이상이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동상은 며칠 뒤 원래 장소에서 약 10㎞ 떨어진 다른 공원의 쓰레기통에서 불에 탄 채 발견돼 지역사회와 야구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사건이 일어나자 경찰 당국은 유색인종에 대한 혐오 사건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로빈슨이 MLB 역사상 최초의 흑인선수이기 때문이다. 로빈슨은 1947년 브루클린(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소속으로 MLB에 데뷔한 뒤 오늘날 인종차별 극복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로빈슨은 은퇴 후에는 인권 운동가로도 활동하다가 1972년 세상을 떠났다. MLB는 그가 달았던 등번호 42번을 전 구단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MLB 사무국과 30개 구단은 로빈슨 동상을 다시 건립하기 위해 재정적으로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와는 별개로 동상을 세운 ‘리그 42’ 재단은 각지에서 30만 달러가 넘는 기부금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재단 설립자인 밥 루츠는 “조각상을 교체하는 데 약 5만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나머지 기금은 재단 교육 프로그램과 시설을 개선하는 데 활용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