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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3할2푼8리로 타격 10위에 이름을 올린 박병호는 21일 현재 28개의 잔루를 남겼다. 잔루 1위인 KIA 4번 타자 나지완(48개), 타율 10위권 선수 중 1위 롯데 손아섭(41개), 타점 1위 SK 최정(37개)와 비교해 크게 적은 수치다.
기록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들이 있긴 하지만 4번 타자로 박병호의 타점 능력은 손색이 없는 모양새다. “보면 병호 형은 잔루를 진짜 안남기는 것 같다”는 김현수(두산)의 부러움이 이해되는 기록이다.
중심타자로서 잔루를 남기지 않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하는 선수들. 그렇다면 잔루를 줄이기 위한 박병호의 특별한 비결이 있는 걸까.
박병호는 기술적인 요인은 없다고 했다. “주자가 없을 땐 마음대로 치고 주자있을 땐 맞춰서 그라운드 볼로 치려고 한다”는 게 주자 유무에 따라 달라지는 기술이라면 기술이다.
장타를 더 노린다거나 우측으로 타구를 보내는 등 기술적인 것보다는 득점권에서 계속 강심장을 만들어놔야 결과적으로 잔루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전날 1사 만루에서 찬스를 못살리면 타격이 크다. 그래도 그 다음 날 똑같이 만루에서 쳐서 타점을 내면 위축됐던 마음이 끝난다. 자신감이 하락할수록 주자가 쌓이고 만루찬스가 되는 게 불안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결과도 뻔하다. 반대로 언제든(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내가 타점을 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계속 버텨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병호가 넥센에 이적한 2011시즌만 해도 팀 성적에 대한 부담이 적었기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도 힘이 될 수 잇었다.
또 한 가지. 찬스에서 깨끗한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고 해서 기가 죽으면 안된다고도 덧붙였다. 어차피 모든 타격은 마음가짐, 자신감의 차이라는 게 박병호의 타격이론이다.
그는 “1아웃 주자 3루에서 내가 느린 땅볼을 친다고 해도 ‘이것밖에 못쳤네’라며 아쉬워하기보다 ‘그래. 타점냈다’라고 만족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타점 상황에선 뒤에 (강)정호도 있고 어차피 나에게 승부가 들어오니 적극적으로 치자 싶다. 잘 맞았는데도 외야 플라이돼 아쉬워도 ‘해냈다’며 타점을 낸 부분에 만족해야 득점권에서 더더욱 위축되지 않는다. ‘땅볼만 쳐도 타점이다’는 생각으로 자신있게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자신의 경험에 비춰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