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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현지시간 오전 11시께 에리야와 모리야 쭈타누깐 자매가 클럽하우스 근처에서 누군가를 기다렸다. 잠시 뒤 클럽하우스에서 태국 선수로는 마스터스에 유일하게 출전한 키라뎃 아피반란이 나와 쭈타누깐 자매 앞에 섰다.
쭈타누깐 자매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을 찾아온 이유는 어려서부터 친하게 지낸 아피반랏의 백을 메기 위해서다. 마스터스는 개막 전날 오후에 파3 콘테스트를 개최한다. 정규 코스 옆에 마련된 9개의 파3 홀을 도는 이 대회는 마스터스의 또 다른 전통이다. 대회에 앞서 축제처럼 열리는 만큼 성적보다는 추억을 쌓기 위해 출전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쭈타누깐은 자매는 나란히 마스터스의 상징인 흰색 캐디복을 입고 등장했다. 언니 모리야가 아피반란의 백을 멨고, 지난해 파3 콘테스트에서 아피반랏의 캐디로 나섰던 동생 에리야는 언니가 꺼내주는 클럽을 아피반랏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셋은 9번홀에서 나란히 티샷해 팬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파3 콘테스트 우승은 마스터스에 처음 참가한 맷 월리스(잉글랜드)가 차지했다. 월리스는 61세의 노장 샌디 라일(스코틀랜드)과 5언더파로 공동 선두로 9홀을 마친 뒤 연장 3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했다. 하지만, 월리스에게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마스터스에선 파3 콘테스트 우승자가 그린재킷을 입은 적이 없다. 월리스가 징크스를 깰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