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칸 진출...한국영화, '황금종려상' 恨 풀까?

  • 등록 2009-05-13 오후 6:58:41

    수정 2009-05-13 오후 7:17:23

▲ 영화 '박쥐'의 한 장면(사진=모호필름)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박찬욱 감독의 신작 ‘박쥐’를 칸국제영화제 본선경쟁 부문에 진출시킨 한국영화계가 13일(현시시간) 영화제 개막을 앞두고 기대감에 들떠 있다.

한국영화계는 지난 1984년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물레야 물레야’로 칸국제영화제에 첫 발을 디딘 이후 역대 최다인 10편의 영화가 초청 받아 아시아 영화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제에 초청된 영화가 많다고 해서 세계 영화계로부터 영화선진국으로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한국은 일본과 중국에 비해 칸국제영화제에서 한 단계 낮은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올해로 62회를 자랑하는 칸에서 한국영화가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적이 없어서다.

반면 일본은 29년 전인 1980년 제33회 영화제에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가케무샤’로 황금종려상을 처음 가져갔다. 이후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이 ‘나라야마 부시코’와 ‘우나기’로 각각 1983년 제36회와 1997년 제50회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칸에서의 입지를 굳혔다. 중국 또한 지난 1993년 제46회 영화제에서 첸 카이거 감독의 ‘패왕별희’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중국영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한국영화는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본선경쟁 부문에 첫 진출하며 칸에서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을 받았고 2004년에는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본선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올드보이’가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2005년에는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이 본선경쟁 부문에 올랐으나 수상에 실패했고 2007년에는 이창동 감독의 ‘밀양’과 김기덕 감독의 ‘숨’이 본선경쟁 부문에 진출, ‘밀양’의 여주인공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유독 한국영화와 인연이 없어 국내 영화인들의 아쉬움으로 남았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의 본선경쟁은 한마디로 '거장들의 각축전'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20편의 본선 진출작 감독 중에 쿠엔틴 타란티노, 켄 로치, 제인 캠피언, 라스 폰 트리에는 이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또한 이사벨 코이셋 감독을 제외하고 박찬욱 감독을 비롯한 나머지 15명의 감독들 역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자신의 작품을 올렸던 경력을 가지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황금종려상을 수상한다면 세계영화계에서 한국영화의 입지는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 어느때 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상의 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지는 '박쥐'에 대해 “경쟁부문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아시아 영화들을 이끌고 있다”며 두기봉과 차이밍랑(대만) 브릴란테 멘도사(필리핀) 루예(중국) 감독의 작품보다 높이 평가했다. 또한 본선경쟁 부문 심사위원 중에 이창동 감독이 포함된 것 역시 ‘박쥐’의 황금종려상 수상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한 고위 관계자는 "칸국제영화제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영화자체의 작품성 외에도 여러가지가 고려되어 결정된다"며 "예컨대 지난 2004년 황금종려상을 받은 마이클 무어의 '화씨9/11'의 경우 예술적인 측면에서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는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그해 영화제 심사위원단의 구성 및 의중과 세계 영화계의 흐름이 황금종려상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그런 측면에서 박찬욱 감독이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쥐'는 오는 15일 오후 7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뤼미에르 극장에서 처음으로 상영되며 16일 오후 10시 15분 스크리닝 행사를 갖고 기자회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본선경쟁작 수상작은 오는 24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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