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그는 “저의 첫 발작은 17살 때였고, 18살에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사건을 계기로 극심한 불안증, 발작, 호흡곤란, 불면증, 거식폭식 등이 따라붙기 시작했다”며 “치료를 한다고는 했지만 맞는 의사 선생님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고 당시엔 병원 가는 걸 큰 흠으로 여길 때라 더 치료가 못되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렇게 20대가 된 나는 29살까지 소원이 ‘제발 진짜 조금만 행복해지고 싶다’였는데 그게 마음 먹고 행동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었다”며 “긴 시간 병과 함께 성장했고 이제는 그것이 나의 일부가 되어버렸다”고 했다.
장재인은 행복이란 단어를 내려놓고 낮은 자존감에 묶일 수밖에 없는 삶을 지나온 걸 인정하고 1년간 약을 꾸준히 복용했더니 많은 증상들이 호전되었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내가 받은 그 용기를 내가 조금만이라도 전할 수 있다면 그럼 내가 겪었던 사건들도 의미가 생기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생각이 저를 붙잡았던 것 같다”며 “조금씩 앨범과 함께 이야기 보따리들을 풀어보려한다”고 전했다.
장재인의 인스타그램 글은 여러 매체를 통해 기사화되면서 화제가 됐다. 이날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장재인이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네티즌들의 응원 물결이 이어지자 장재인은 추가 글을 게재해 18살에 성폭력 피해를 입었었다면서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꺼냈다.
장재인은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 하는 생각이 가장 가슴 무너지는 일이었다”며 “이젠 조금 어른이 되어 그런 것의 분별력이 생겼습니다만 돌아보면 그때 ‘이 일이 생긴 건 네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각보다 많은 성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며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며 힘을 얻고 견뎠다. 혹시나 아직 두 발 붙이며 노래하는 제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에게 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장재인은 2010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2에서 톱3에 오른 것으로 계기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작은 지난해 말 발표한 EP ‘이너 스페이스’(INNER SPACE)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