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7전4선승제로 열리는 2007~2008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은 경기 시작전부터 양팀 감독의 설전으로 달아올랐다.
6강 플레이오프부터 5연승으로 상승세를 탄 삼성 안준호 감독은 “치악산 산악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치악산은 산도 험준하지만 무서운 호랑이 한 마리도 살고 있다”며 별명이 ‘치악산 호랑이’인 동부 전창진 감독을 겨냥했다. 그러자 전 감독도 지지 않고 “안 감독의 발언은 개그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중요한 일은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라며 “삼성이 챔피언전에 올라오는 것에 만족해하는 것 같아 고맙게 생각한다”며 기싸움으로 팽팽히 맞섰다.
양팀의 정규리그 전적은 4승2패로 동부의 우위. 높이의 동부와 스피드의 삼성에서 일단은 동부가 앞선 셈이다.
동부는 토종 빅맨 김주성이 버티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블록슛 1위 김주성의 활약 덕에 동부의 경기당 블록슛은 5.0개로 2.5개를 기록한 삼성의 2배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들어 김주성은 골밑과 미들슛까지 공수 양면에서 위력이 더 커졌다는 평가다. 고비마다 외곽을 책임지는 표명일, 강대협, 양경민도 든든하다.
또 고비 때는 외곽슛 한방으로 해결사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이규섭의 득점력에 이정석, 박훈근, 박영민 등 풍부한 백업 멤버를 갖추고 있는 점도 삼성의 자랑이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백중세 속에 동부의 우위를 점쳤다.
최인선 엑스포츠 해설위원은 “4승3패 정도로 근소하게 동부 우위를 점치겠다”며 “동부가 수비조직력이 좋고 골밑이 탄탄하기 때문에 안정감이 있다. 삼성이 빠르기만 가지고 7차전 승부에 매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유택 국가대표 코치도 “김주성의 활동범위가 더 넓어졌다”고 분석하고 “삼성은 외곽이 터져야 동부를 잡을 수 있고, 동부는 외곽까지 터지면 쉽게 이길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의 우승을 점친 이명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양팀의 실력은 모두 훌륭하고 이제는 체력이 가장 중요할 때”라며 “삼성이 상승세를 타고 있고 동부보다는 백업멤버가 더 낫기에 삼성 우승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동부 전창진 감독은 “동부도 삼성 못지않게 빠른 팀이고 체력도 자신 있다”며 “4승1패로 끝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준호 감독은 “가드진의 노련한 운영이 높이를 넘을 수 있을 것”이라며 “리바운드만 밀리지 않는다면 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