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모가디슈' 여름 극장가 韓 영화 약진, 흥행 비결은

'인질' 100만·'싱크홀' 200만·'모가디슈' 300만 목전에
"시국 이기는 '좋은 콘텐츠'의 힘…작품의 질로 승부"
'모가디슈' 끌고 '인질' 받쳐줘…'외유내강' 일등공신
  • 등록 2021-08-26 오후 12:09:54

    수정 2021-08-26 오후 12:16:26

(사진=각 배급사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인질’, ‘모가디슈’, ‘싱크홀’ 등 한국 영화들이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위기를 맞은 여름 극장가에 잇달아 흥행 구원투수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경쟁에 다소 불리하다는 3파전 구도에도 불구, 각 작품이 뚜렷한 정체성과 매력으로 차별화된 질을 보여줌으로써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질’ 100만·‘싱크홀’ 200만·‘모가디슈’ 300만 목전

26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인질’과 ‘싱크홀’, ‘모가디슈’는 나란히 1, 2, 3위에 이름을 올리며 흥행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이 중 1위는 지난 18일 개봉한 ‘인질’(감독 필감성)로 25일 하루 동안 6만 6307명을 동원하며 8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누적 관객 수는 80만 7992명으로 금주 주말 내 100만 관객 돌파가 유력하다. ‘인질’의 사전 예매율 역시 이날 오전 8시 기준 21.1%로 내달 1일 개봉할 마블 히어로물 신작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16.8%)을 누르고 11일째 정상을 유지 중이다.

2위인 ‘싱크홀’(감독 김지훈)은 이날 4만 3003명을 동원하면서 누적 관객 수 177만 4685명을 기록했다. ‘싱크홀’ 역시 지난 11일 개봉한 뒤 3주 차를 맞는 이번 주말 누적 200만 관객 돌파를 넘보고 있다. 3위 ‘모가디슈’(감독 류승완)는 3만5142명을 끌어모아 누적 관객 수 287만 3875명을 기록했다.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300만 돌파가 유력한 만큼, 한국 영화 최초 100만, 200만 관객 돌파에 이어 올해 개봉 전체 영화 최초 300만 돌파 기록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4위 역시 이날 처음 개봉한 김강우, 김소혜 주연의 공포 영화 ‘귀문’(1만 8924명)이 차지하는 등 박스오피스를 수놓은 한국 영화들의 약진에 영화계의 반응은 고무적이다.

특히 지난 7월 28일 개봉해 국내 첫 번째 텐트폴 영화의 포문을 연 ‘모가디슈’는 올해 한국 영화 최고의 흥행 신기록을 쓴 주역으로 꼽힌다. 총제작비 255억 원이 투입된 ‘모가디슈’는 류승완 감독이 ‘군함도’(2017)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신작으로,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사투를 담은 실화다. 얼어붙은 당대의 역사적 현실에 강렬한 액션을 더해 대한민국 대사관 한신성(김윤석 분) 대사와 안기부 출신 강대진(조인성 분) 참사관이 북측 림용수 대사(허준호 분). 태준기 참사관(구교환 분)과 힘을 합쳐 탈출하는 과정을 실감나게 그렸다는 찬사를 이끌었다. 오프닝 스코어 당시만 해도 12만 관객들을 불러들였지만 순식간에 입소문을 타 일주일 만에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처음으로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까지 약 4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급을 지키고 있다. 300만 돌파와 함께 누적 관객수 295만 5481명으로 올해 영화 전체 흥행 1위를 차지한 ‘블랙 위도우’(케이트 쇼트랜드 감독)의 기록을 깰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시국 안타는 ‘좋은 콘텐츠’…‘외유내강’ 일등공신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연출, 액션 등 영화의 만듦새 자체가 뛰어나며, 배우들의 호연과 실화와 각색이 적당히 어우러진 몰입감 있는 스토리, 촬영 장소인 모로코의 이국적이며 탁트인 풍경 등 삼박자가 모두 들어맞은 결과”라며 “좋은 콘텐츠는 시국과 관계없이 모든 관객을 소구시킨다는 신념을 입증한 작품”이라고 평했다.

또 다른 영화 관계자는 “류승완 감독이 전작 ‘군함도’ 당시 들었던 각종 비판, 단점들을 이번 ‘모가디슈’를 통해 완벽히 보완하고 씻어냈다”며 “특히 그간 실화를 다룬 국내 영화들이 벗어나지 못했던 전형적인 신파 코드나 정치적 요소들을 거의 보여주지 않는다. 억지 눈물을 쥐어짜지 않고도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 데 큰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모가디슈’에 이은 두 번째 한국형 텐트폴인 ‘싱크홀’은 재난 소재와 코미디를 결합, 킬링타임과 웃음이 필요한 휴가철 관객들의 취향을 저격하는데 성공했다. 첫날 14만명 동원으로 올해 한국 영화 최고의 오프닝 신기록을 세운데 이어 개봉 약 2주 만에 손익분기점인 200만 관객 돌파가 유력시된다.

8월 개봉 후발주자인 ‘인질’은 앞선 두 영화에 비해 제작비 등 규모는 적지만, 여름 흥행 히든카드로 불리는 황정민을 주연으로 가성비 좋은 액션 스릴러 장르물을 표방해 관객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황정민이 실제 배우 황정민으로 출연한다는 엉뚱하고도 기발한 설정이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김재범, 이유미 등 연기력 좋은 신예들의 활약이 돋보였다는 분석이다.

특히 ‘모가디슈’, ‘인질’ 두 편을 잇달아 흥행에 성공시킨 영화 제작사 ‘외유내강’은 올해 여름 한국 영화 흥행을 이끈 가장 큰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외유내강’은 류승완 감독과 그의 아내인 강혜정 대표가 각자의 성을 따 이름을 지은 제작사다. 밖에서 일하는 류(유)승완과 안에서 일하는 강혜정이라는 뜻을 담아 2005년 설립했다.

이에 대해 강혜정 외유내강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위험 부담 때문에 3주 간격으로 잇달아 개봉하는데 망설였지만, 작품들을 높게 평가한 두 영화의 투자배급사들이 ‘극장에서 볼 만한 영화가 나왔다는 반가운 소식을 관객들에게 알리자’고 거듭 설득해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각 작품의 매력과 적재적소 방송 출연을 활용한 배우들의 열띤 홍보 역시 이번 3파전 흥행에 한몫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 배우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작품 자체의 매력 덕분에 금세 관객들의 입소문을 탄 것과 함께 각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방송 출연 등을 통해 작품에 애정을 가지고 열띤 홍보를 한 것도 시너지를 냈다”며 “시국으로 작품을 프로모션할 수 있는 전략들이 한정되다 보니 요즘은 배우들이 직접 방송, 라디오 출연에도 신중하게 안목을 발휘해 배우 개인과 작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모두 담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택하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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