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김남길이 바라본 감독, 그리고 인간 정우성[인터뷰]

"감독 이정재vs정우성? 미안하지만 그래도 난 정우성"
"독특한 '우진' 캐릭터, 비틀어짐이 독특해 선택"
"편하게 풀어준 감독 이정재, 명확한 감독 정우성"
"정우성, 든든한 버팀목…본인은 외로울 것 같다"
  • 등록 2023-08-11 오후 4:25:03

    수정 2023-08-11 오후 4:25:03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이)정재 형 미안해, 난 그래도 정우성이야.(웃음)”

일명 ‘청담부부’로 불리는 연예계 절친 이정재와 정우성의 장편 입봉작 ‘헌트’, ‘보호자’에 각각 출연한 김남길. 영화 ‘보호자’로 돌아온 김남길이 감독 정우성을 향한 신뢰 및 존경을 드러내며 이정재와 정우성, 두 감독의 각각 다른 연출 스타일에 대해 언급했다.

김남길은 최근 영화 ‘보호자’(감독 정우성)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15일 개봉을 앞둔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정우성 분)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감독 정우성의 첫 장편 데뷔작으로, 정우성을 비롯해 김남길, 박유나, 김준한, 박성웅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출연해 선보일 스타일리시 액션 영화로 관심을 얻고 있다.

김남길은 극 중 일명 ‘세탁기’로 불리는 2인조 파트너 해결사 ‘우진’ 역을 맡았다. ‘우진’은 무자비한 킬러 세계의 잔혹함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함, 아이같은 천진난만함을 함께 갖춘 인물이다. 사제 총기를 전문으로 제작해 의뢰한 일을 처리하는 해결사로, 사제폭탄을 제작하는 ‘진아’ 역의 박유나와 2인 1조로 파트너 호흡을 맞춘다. 수혁을 집요히 쫓고, 죽이려는 목적으로 함께 동행하는 과정에서 영화에 긴장감을 제공하면서도 웃음을 유발해 숨통을 터주는 캐릭터로 활약한다.

김남길은 지난해 정우성의 절친 이정재가 연출한 첫 장편 영화 ‘헌트’에 카메오로도 출연한 바 있다. 한국 영화를 빛낸 두 톱배우가 상업영화 감독에 도전한 뜻깊은 ‘첫 순간’을 모두 함께한 셈이다.

김남길은 출연 이유에 대해 “감독님 본인 스스로도 이야기하셨듯이 이야기 자체는 클리셰적인 시나리오였지만 캐릭터가 독특했다. 캐릭터 무비로 만들면 재밌겠다 싶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누아르라고만 듣고 시나리오를 봤는데 읽을수록 캐릭터가 이상하더라. 어딘가 나사가 빠진 것 같고, ‘해결사’라는데 단 한 번도 뭔가를 하지 않더라”며 “그런 비틀어짐이 조금 독특하게 다가왔고. 잘 만들면 재밌겠다 싶었다. 정우성 형이 감독으로서 내게 이런 캐릭터를 맡겨주신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다”고 떠올렸다.

김남길이 ‘우진’을 연기하며 가장 고민했던 건 상대 캐릭터와의 ‘밸런스’였다. 그는 “‘우진’에 비해 수혁의 캐릭터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다운돼있기도 하고, 우진의 그런 업된 모습이 ‘쟤 혼자 왜 저러나’로 느껴질까에 대한 우려는 있었다. 최대한 친숙히 다가가려 했고, 좋아해주시니 다행이라 생각했다”며 “엉뚱하고 예측할 수 없는 두려움을 줄 수 있는 캐릭터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만 정우성 형은 내가 ‘밸런스’보단 ‘우진’이란 캐릭터 자체의 매력을 표현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길 바라셨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발견한 감독 정우성의 새로운 모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남길은 “이 영화의 예산이 큰 편이 아니다. 그런데 우성이 형은 감독으로서 한정된 제작비를 어떻게 쓸지 계획을 잘 세우시더라. 어떤 부분에 예산에 힘을 주고 뺄지 그런 계획을 잘 하시더라”며 “이 영화가 쉽지 않은 장르고, 감독으로서 찍다 보면 욕심도 나셨을텐데 딱 필요한 장면만 찍으시는 게 되게 좋았다. ‘됐어, 이것만 필요해. 필요한 것만 쓸거야’란 마인드셨는데 배우나 스태프들을 소모시키지 않아 되게 좋았다”고 전했다.

과거 정우성과 함께 브랜드 필름의 연출에 도전하며 느낀 일화도 털어놨다. 김남길은 “감독이 돼 작품을 찍어본 사람들은 알 거다. 찍다 보면 불안하다”며 “예전에 브랜드 필름을 우성 형과 연출했을 때 나 역시 불안해서 이것저것 막 찍으려 한 적이 있다. 3분~5분짜리 될 영상이 엄청 길어져있더라. 소모시키는 연출 방식을 싫어하는 내가 그 사례를 따라하게 되더라”고 되돌아봤다. 이어 “우성이 형은 첫 상업영화라 자신이 엄청 불안할 법도 한데 감독으로서 ‘명확한 그림’을 확실히 갖고 계셨다”고 덧붙였다.

이정재와 정우성의 연출 스타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남길은 “‘헌트’ 때는 짧은 특별출연이기도 했고, 주로 친한 배우들과 여럿이 몰려 있는 신이 많았다”며 “몰려 있고, 서로 때리고 맞는 신이라 정재 형이 최대한 편안하게 우릴 풀어주셨다. 저희가 모여서 수다를 떨고 있으니 정재 형이 우릴 거의 달래가며 촬영을 했던 기억”이라고 떠올려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런 산만한 분위기의 컨트롤이 쉽지 않으셨을 거다. 2~3일 정도 촬영하며 겪은 바로는 그렇게 편히 풀어주시니 좋은 것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나는 정우성 형처럼 명확히 답을 주며 찍어주시는 연출 스타일이 연기할 때 편한 것 같다”며 “디테일하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시는 게 배우로서 편하게 느껴진다. 정재 형 미안하다”는 소신 발언으로 폭소를 유발했다.

또 “‘모두가 프로이니까 앵글이 나갈까봐 일부러 맞춰서 배려하지 말고 자유롭게, 이기적으로 연기하라’는 우성이 형의 말이 참 감사했다. 그렇게 말해준 사람이 처음이었다”며 “배우로서 내 연기에 대해 느끼는 불안함에 대해서도 ‘본인을 믿어달라’는 말로 신뢰를 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선배, 감독, 그리고 ‘인간’으로서 곁에서 지켜본 정우성에 대해서도 전했다.

김남길은 “이 사람이 외롭다란 생각을 한다”며 “전날 VIP 시사회 이후 뒤풀이 때도 다음날이 인터뷰가 있는데도 형은 자신을 찾아와준 손님들을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그 자리를 책임을 다해 지켰다. 그 모습을 보며 이 사람이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보통 쉽지 않은 일이었을 거란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외롭고 힘들텐데 주변을 엄청 챙긴다. 이젠 본인을 더 챙겨도 될 것 같은데 ‘내가 알아서 할게, 걱정하지 마’라고 하신다”며 “후배인 나로선 그런 형의 모습이 버팀목이 돼 좋긴 한데 형이 외롭고 힘들 것 같다”고 걱정했다.

그는 “그래서 형과는 더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된다”며 “우성이 형은 누군가 속이야기를 하면 ‘이래라 저래라’ 훈계나 충고 대신 가만히 들어주신다. 그러다 ‘왕자님 미소’를 씩 지으며 ‘다 좋다, 괜찮아 질거다’ 말씀해주신다. 그걸 듣고 홀린 듯 ‘네, 감사합니다’ 대답하다가도 집에 돌아가면 ‘그래서 정답이 뭐지?’란 의구심이 남을 때도 있다”고 전해 웃음을 선사했다.

한편 ‘보호자’는 8월 1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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