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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3일 공개한 2021년 상반기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판매대수는 92만4000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94만8000대) 대비 2.6% 감소한 수치다. 작년 국내 자동차판매 대수가 역대 최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최근 3년 평균 수준을 유지한 수준이었다. 다만 수입차 점유율이 급상승하면서 업체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수요고급화와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하이브리드차, 수입차 판매만 증가했다. 대형 SUV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2.6% 증가한 20만대, 하이브리드차는 71.3% 증가한 11만3000대를 각각 기록했다. 올해 승용차 판매의 약 40%가 두 차종에 집중됐다. 국산차 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6.2% 감소했지만 수입차는 전년동기 대비 17.9% 증가했다.
업체별 양극화도 커졌다. 국산차의 경우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대형SUV, 하이브리드 신차 투입으로 전년 판매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신모델 부족 등으로 한국지엠가 르노삼성, 쌍용차 등의 3개사는 판매가 34.9%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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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는 4억원을 넘는 초고가 차량 판매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전체적으로 역대급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는 △애스턴마틴 △벤틀리 △롤스로이스 △맥라렌 △페라리 △람보르기니다.
이 중 전기승용차는 2만5000대 등록돼 전년동기 대비 판매가 51% 증가했다. 수입차 비중이 대수 기준으로 작년 53%에서 올해 60%로 7%포인트 증가했다. 금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70%에 육박했다.
수입차 판매 급증은 수입과 국산차 간 개별소득세 부과 시점 차이와 국내 완성차업체의 중고차거래 금지 등 수입차 대비 국산차 역차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전기차 보조금을 노리는 수입차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 소득양극화와 수요고급화 추세 등도 한몫했다. 전기차 국산·수입차 연령대별 구매 비중은 30~40대의 65%가 수입차를 구매했다. 반면 50대 이상은 70%가 국산차를 구매했다.
전기버스는 전년동기 대비 113.5% 늘어난 363대가 신규등록됐다. 중국산 비중도 작년 35%에서 올해 41%로 늘어났다. 하지만 총 20여 종에 이르는 중국산의 저가공세로 평균 판매가격은 하락했다.
수소차 보급도 증가세를 기록했다. 다만 수소차는 전년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승용차와 달리 버스는 보급사업 추진 지방자치단체체 부족과 지자체별 보조금 규모 차이, 전기차 대비 부족한 보조금 등으로 전기동력차 보급사업 중 속도가 가장 뒤처졌다.
올해 상반기 수입차 판매대수는 16만7000대를 기록했다.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이 전년 15%에서 3.1%포인트 상승한 18.1%를 나타냈다. 금액으로는 30%를 넘어 역대 최대치였다.
국가 브랜드별 판매는 △독일계 △미국계 △일본계 △중국계 순이었다. 독일계 브랜드는 상반기 중 1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수입차중 1위일 뿐 아니라 내수시장 전체로도 현대차·기아에 이은 3위 규모였다. 중국계는 전기차 전 차종 확대와 고급 SUV 브랜드(볼보) 판매확대로 17.8% 늘어 전년대비 증가율로는 독일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정만기 KAMA 정만기 회장은 “자동차 수요의 고급화·개성화·대형화 추세 속에서 수입차 판매만 급증하는 추세는 생각해 볼 일”이라며 “국내차 판매 부진은 노사갈등과 신모델 투입 부족 등 기업요인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개소세 부과시점 차이, 국내 완성차업체의 중고차거래 시장 참여 금지 등 수입차 대비 국내차 역차별 등에도 일부 원인이 있다”며 “국내차가 수입차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가 시장 여건을 개선해주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