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근태의 靑春전략)최악의 집주인은?

  • 등록 2006-12-29 오후 1:33:06

    수정 2006-12-29 오후 1:33:06

[이데일리 한근태 칼럼니스트] 최악의 집주인은 누구일까? 집값을 끊임없이 올리는 주인? 고장 난 수도를 고쳐 달라고 요구를 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 주인? 그렇지 않다. 옆집, 앞집의 전세 값은 계속 오르지만 절대 전세 값을 올리지 않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방을 빼라고 요구하는 주인이다. 전세 값이 오르지 않으니까 별다른 생각 없이 산다. 아픔이 없으니까 노력할 필요도 없고 저축할 필요는 더더욱 없게 된다. 싼 가격의 전세금을 즐기면서 오랫동안 안주하면서 살게 되는 것이다. 편안했기 때문에 별도의 돈을 모아 놓은 것도 아니고 주변의 전세금이 워낙 올라 지금의 전세금으로는 갈 곳이 없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요즘 청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이 공공 기관이란다. 이유는 칼 퇴근이 가능하고, 스트레스가 적고, 무엇보다 정년까지 일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란다. 수긍이 간다. 하지만 다른 면을 보고 싶다. 어떤 직장이 최선의 직장일까? 최악의 직장은 어디일까? 직원을 아주 편하게 해주는 회사다. 그 회사는 들어가기는 힘들다. 좋은 학벌에 여러 조건을 만족시켜야만 입사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일단 들어가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회사 생활 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어제 하던 방식으로 오늘도 일을 하고, 작년에 하던 일을 올해도 한다. 작년에 비해 나아진 것은 아무 것도 없지만 나이를 먹은 데 대한 공로로 호봉도 오르고, 진급도 되고 봉급도 오른다. 그렇게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나가라는 것이다. 20년간 한 일이라고 회사에서 하던 고정적인 일 외엔 아무 것도 없다.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컴퓨터도 사용할 줄 모르고, 기안도 제대로 못한다. 사람을 만나서 영업 같은 것은 더더욱 못한다. 그저 자리를 지키고 앉아 부하들이 해 오는 서류에 사인하는 것이 고작이다.

어느 새 그는 독자 생존 능력을 상실한 것이다. 그런 사람일수록 극성스럽게 길거리에 나가 무언가를 요구한다. 나를 책임져 달라고 아우성을 친다. 아니 지금 세상에 누가 누구를 책임진단 말인가? 국가도 기업도 언제 망할지 모르는데 개인을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이며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우리 삶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은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지식으로 무장하는 것이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주특기를 확실히 하고 거기서 선수가 되는 것이다. 지식의 반감기가 대폭 줄어들었다. 상품의 반감기도 그렇다. 정보통신 분야는 6개월을 넘기지 못한다. 나이든 사람이 젊은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최초의 세대가 지금 세대이다. 예전에는 일류 학교를 나왔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의 능력을 검증했다. 고교 시절, 대학 시절에 공부를 잘 했다는 단 한 가지 이유로 평생을 보장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세상이 급변하고,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그런 형태의 패러다임은 통하지 않는다. 일류 학교를 나왔다는 것은 고교 시절 그 사람이 학교 생활을 충실히 했고 공부를 잘 했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다. 한 때 공부를 잘 한 것이 지금 그 사람의 역량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앞으로는 지식을 가진 자와 지식을 못 가진 자로 나뉜다. 영어를 잘 사용하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로 나뉜다. 전문성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로 나뉜다. 지식을 가진 자는 승승장구하고 지식을 갖지 못한 자는 계속 직장을 찾아 험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 왜 부자들이 자식들을 해외로 보내겠는가? 지식의 시대에 지식인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지식을 가진 자는 자유롭다. 공장을 머리 속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갈 곳이 얼마든지 있다. 그들은 맘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떠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자신만의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의 가치는 점점 올라간다.

회사나 땅은 자손에게 물려줄 수 있지만 지식은 물려줄 수 없다. 부자의 자식은 부자가 될 수 있지만 지식인의 자식이 지식인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이처럼 지식에 관한 책임은 철저히 본인에게 있다. 누가 어떻게 하라고 가르쳐 주지도 않는다. 자신의 생각과 방법으로 깨우치는 방법 외에는 없다. 편안한 생활을 위해 가는 공공기관이 사실은 최악의 수를 두는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젊은이들은 기억해야 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