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Gurus)이충식 SK증권 전무

  • 등록 2007-07-16 오전 10:30:00

    수정 2007-07-13 오후 4:09:21

[이데일리 정원석기자] "크레딧 분석 역량을 강화해 `무늬만 발행부문 1인자`가 아니라,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회사채 부문의 선두주자로 발돋음 하겠다."

이충식 SK증권 전무는 상반기 회사채 발행실적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한 축하의 말을 건네자 이렇게 답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 유료뉴스인 '마켓프리미엄'을 통해 출고된 기사를 재출고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아쉬움도 크다고 한다. 그의 아쉬움은 상반기 회사채 발행시장 평가에 그대로 묻어있다.
▲ 이충식 SK증권 전무


"상반기 회사채 발행이 11조4500억원까지 증가하며 상당히 늘어났지만, 그 내용을 보면 대기업 발행을 제외한 BBB급 이하 중소기업들의 발행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 전무는 SK증권의 실적에 대해서도 냉정했다. 발행량에 비해 발행건수가 많지 않았고, 그나마 대기업에 편중됐다는 것. 자체 크레딧 애널리스트도 없이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부족함을 알아서일까, 그의 해결책은 간명했다.

"외부에서 크레딧 애널리스트를 영입하고, 중소기업 회사채 판매를 할 수 있는 리테일 창구를 강화하는 등 이 부분의 역량을 1년안에 강화하기 위해 속도를 내겠다."


◇ "조달 중개에서 투자 안내로 진화"..IB영업의 `블루오션`을 개척한다

이 전무가 IB업무를 추진하는 데 필요한 덕목으로 꼽는게 두 가지 있다. `시장을 보는 눈과 기업을 보는 눈`이다.
 
그는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자금 부족에 시달렸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풍부한 내부 유보자금을 쌓아두고 있다는 것이다.

"IB의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주는 중개자의 역할을 뛰어넘어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자산을 가지고 투자를 해서 수익을 올려주는 것으로 진화해야 한다. 회사채 발행이나 IPO 등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자산을 포트폴리오하고 M&A를 통해 신성장 산업의 기반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는 IB부문에도 `블루오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들 하는대로 따라해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것. 특히 자기자본 규모가 3200억원대에 불과한 SK증권에게는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한 선택인 듯 했다.

"선박펀드와 소규모 PEF와 같이 이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부문을 중점으로 탄소배출권과 같은 특별자산펀드, 대안펀드, 광물펀드, 물펀드 등을 활성화시키려고 하고 있다. 이를 위해 SF(Structured Financing) 부문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향후 1년 안에 SF부문과 PEF부문에서는 업계 최선두권의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

◇ 애널리스트 출신 IB 책임자.."스페셜리스트보다는 멀티 플레이어 돼야"

그의 이력은 다채롭다. 6년동안 중공업체에서 근무하다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로 전직했다. 증권사 리서치 센터의 대표 이코노미스트와 스트레지스트로 명성을 얻을 즈음이 돼서는 다시 회사를 옮기며 경영자로 역할을 바꿨다. 그러다 지난해 연말부터 IB부문을 이끄는 `야전 사령관`이 됐다.

애널리스트들이 펀드매니저로 전직해 자산운용 현업에서 활동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최근 추세를 몇 걸음 앞서 걸어간 셈이다. 그런 그이기에 후배들의 `변신`은 바람직한 현상으로 비쳐진다.

"모든 비즈니스의 기본은 밸류에이션 측정 능력이다. 그런 측면에서 애널리스트 출신들이 펀드매니저 등 자산운용 현업으로 뛰어드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이 전무가 제시하는 인재상(象)은 바로 `멀티 플레이어`. "자기 분야에만 갇혀있는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사고가 `사통발달`로 열여있는 멀리플레이어가 IB분야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그 때문인지, 그는 `야전사령관`이란 말에 어색해했다. 자신은 다양한 멀티플레이들의 팀워크를 살리는 `조정자`일 뿐이라는 말이다.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조직 구성원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이 같은 능력들이 시너지 효과로 나타날 수 있도록 이끌어내는 전환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

◇ 세 번째 전환기.."시장 멀찍이서 봐야 더 잘 보일 때 있다"

이 전무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크게 `세 번의 전환점`을 거쳤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로 뛰어든 것이 첫 번째 전환점이라면, 두 번째 전환점은 잘나가던 애널리스트 자리를 버리고 당시로서는 좀 허약해 보이던 SK증권의 임원직으로 옮긴것. 증권업계 입문 20년만에 본격적인 영업 분야로 뛰어든 지금은 세 번째 전환점이라고.

"첫 직장에서 직종을 전환할 때 주위에서는 안정된 직장을 내버린다며 뜯어 말렸다. 두 번째 전직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께서 직접 말렸을 정도다. 무모한 도전이었을 지 모르겠지만, 잘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의 고비마다 모험을 즐겼고, 도전을 이겨낼 수 있게 한 힘이 어디서 나올까? 그는 그 해답을 노력에서 찾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에 출근하니, 모교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방대였기 때문이었다. 이른바 명문대를 졸업한 사람들보다 열악한 환경이었다. 이런 불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남들보다 더 노력했을런지도 모르겠다."

IB분야에서 꿈을 피워보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이 전무는 "기업과 시장을 분석할 수 있는 리서치 파워와 글로벌 능력을 기를 것"을 권고했다. 특히 학창시절 부터 재무부문의 각종 자격증을 딸 것을 추천했다.

애널리스트 출신 노력파 임원답게 책상에는 서류더미가 가득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이 전무의 책상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는 것은 클래식 CD음반들.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 특성상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가라앉힌다고 한다.

"음악이나 영화감상, 독서를 통해 평상심을 유지하려고 한다. 무엇보다도 시장의 흐름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를 멀찍이 떨어져서 봐야 더 잘보일 때가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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