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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양평의 더스타휴CC에서 치러지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보그너 MBN 여자오픈을 앞두고 열린 프로암. 김세영(24)이 축 처진 어깨를 끌고 클럽하우스로 걸어온 후 로비에 있는 소파에 털썩 몸을 던졌다. 지난해 9월 미래에셋대우 클래식 이후 약 11개월 만의 국내 대회 나들이다. 코스 답사를 마친 김세영은 “너무 어렵다”며 “코스 세팅도 어렵고 KLPGA 투어에선 공을 잘 쳐도 스코어 관리하는 게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 지 3년도 안돼 6승을 거두며 세계 무대에서도 실력을 검증받은 김세영이지만 국내 대회는 올 때마다 어렵다. 코스 난이도는 물론 급격히 발전하는 후배들의 실력도 위협적이다.
김세영은 “이정은 선수나 최혜진 선수를 보면 알겠지만 한국에서 온 어린 선수들이 이번에 US여자오픈에서 정말 잘하지 않았나”라며 “난 한국에서 뛸 당시 미국 대회에 나가면 컷 통과도 못했다. 요즘 선수들은 나와 좀 다른 레벨 같다. ‘어나더 레벨(another level)’이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한국 선수들의 멘탈이 단단해졌다”며 “내가 미국에 건너갔을 땐 그러지 못했는데 요즘 후배들은 프로페셔널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후배들을 칭찬하기 바빴지만 그 역시 LPGA 투어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다. 올해 1승을 포함해 최근 6개 대회서 공동 22위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고 그 중 ‘톱8’만 네 번이다. 세계 정상급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연습량을 줄이지 않은 덕분이다.
김세영은 “집에서 빈 스윙을 하다가 (클럽으로) TV를 몇 대나 부쉈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앞서 열린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도 렌트 하우스에서 연습 중 실수로 TV를 쳤다”며 “다행히 비싼 TV가 아니어서 큰돈이 나가지 않았다”고 웃었다.
김세영은 “최근 우승 찬스가 많이 왔는데 마무리가 좋지 않아 살리지 못했다”며 “우승이 자연스럽게 오게 해야 하는데 잘 될 때, 욕심을 내지 말아야 할 때 욕심을 부렸다”고 돌아봤다. 이어 “물론 우승을 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샷이 아무리 좋고 퍼팅이 아무리 좋다 한들 멘탈 관리를 잘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매 시합 때마다(멘탈적인 부분에서) 목표한 부분을 잘 지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김세영은 18일 오전 8시 30분 KLPGA 투어 ‘대세’ 김지현(26), 이정은6(21)과 10번홀에서 첫 티샷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