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근 “두 자녀 잃고 신내림”…37년 차 배우→무속인 된 사연

  • 등록 2020-02-20 오전 12:05:00

    수정 2020-02-20 오전 12:05:00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강렬한 연기로 드라마 속 악역을 완벽히 소화하며, ‘악역 연기의 대명사’로 불리는 37년 차 배우 정호근이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해 두 자녀를 잃고 신내림을 받은 사연을 공개한다.

배우 정호근(가운데) (사진=KBS1 ‘TV는 사랑을 싣고’)
이날 정호근은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서 만났던 선배이자 단역 생활을 전전해야 했던 무명 시절, 자신을 첫 주연으로 만들어줬던 연극 연출가 형 ‘이송’을 찾아 나섰다.

정호근은 1986년 군 제대 후 변변한 배역 없이 무명의 설움을 겪어야 했던 당시, 자신의 능력을 높이 샀던 이송 형이 자신이 연출을 맡은 연극 ‘안티고네’의 주인공인 ‘크레온’ 역을 고민 없이 줬다고 밝혔다.

정호근에게 이송 형은 자신의 연기 재능을 가장 먼저 인정해주며,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주연 공연 무대를 만들어준 친형 같은 선배였다. 하지만 정호근은 25년 전 연락이 끊긴 뒤 지금까지 이송 형을 찾을 수 없었던 피치 못할 사정을 고백했다.

무속인이었던 할머니의 기를 이어받아 어릴 적부터 신기를 느꼈던 그가, 신내림을 거부하면서부터 예사롭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던 것. 잘 풀리지 않는 연기자 생활만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웠던 정호근은 29살 때부터 부업으로 식당을 운영했으나 폐업하기 일쑤였고, 1995년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첫째 딸을 얻었지만, 미숙아였던 탓에 27개월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후 네 아이를 더 낳았으나 2004년 태어난 막내아들까지 3일 만에 하늘나라로 떠나게 되면서, 그 충격으로 죄책감에 시달려 고통스러운 날을 보냈던 정호근.

한국을 벗어나면 자신을 옥죄어왔던 불행이 끝날까 하는 간절한 마음에 가족들을 미국에 보낸 후 16년간 기러기아빠 생활을 이어왔다. 하지만 신병으로 원인 모를 복통에 시달리게 됐고, 아이들에게까지 이 고통을 주고 싶지 않아 버티고 버티며 거부하던 운명을 받아들이게 됐다는 사연을 공개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자식에게 대물림되지 않길 바라며 모든 짐을 짊어지겠단 마음으로 2014년 무속인의 길을 걷게됐다.

그는 무속인으로 활동하게 된 이후로 이송 형을 더욱더 찾을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무속인에 대한 편견과 종교적 견해차로 인해 인간관계가 틀어지는 것을 숱하게 느꼈기 때문. 정호근은 “평소 호형호제했던 지인들이 이유 없이 연락이 두절됐고 그간 이어온 인연들이 그야말로 ‘홍해 갈라지듯’ 갈라져 버렸다”고 밝혔다.

그는 “어렵게 용기를 내 이송 형을 찾기로 결심했지만, 촬영 내내 형도 자신을 만나지 않으려고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을 떨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과연 정호근은 이송 형과 25년 만의 재회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그 결과는 오는 21일 KBS1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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