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물질' 그래핀 한계 깬 기초硏 연구자들..세계 첫 무결점 그래핀 탄생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합성 과정에서 여러 층이 겹치거나 군데군데 주름져 물성이 떨어졌던 그래핀을 세계에서 처음 완벽하게 만들었습니다.”

최명기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연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열린 연구성과 브리핑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로드니 루오프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장(왼쪽)과 다 루오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연구위원(오른쪽).<사진=IBS>

최명기 연구원 등이 포함된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연구팀은 완벽한 단결정 그래핀을 설계한뒤 이를 대면적으로 만든 연구성과를 2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했다. 최 연구원은 “그래핀이 신소재로 주목을 받아왔지만 모든 면적이 순수하게 원자 한층으로 구성하지 못했다”면서 “그래핀의 물성을 완벽하게 살렸기 때문에 이를 다른 재료와 합쳐 사용한다면 전지 방열판, 투명 전극 제작, 자동차 코팅 필름의 물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들이 벌집처럼 육각형으로 나열된 2차원 물질이다. 얇고 투명하며 신축성도 뛰어나다. 또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고,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자의 이동성이 빠르다. 다이아몬드와 비슷하게 열전도성도 높아 ‘꿈의 물질’이라고 불린다.

그래핀은 구리와 같은 얇은 금속 호일(박막) 위에서 그래핀을 성장시키는 방식을 이용하는데 부분적으로 여러 층의 그래핀이 겹쳐진 적층 구역이나 주름진 접힘 부분이 발생해 그래핀의 기계·전기적 물성이 떨어졌다.

이에 연구팀은 그래핀의 성장 후 냉각 과정에서 접힘이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접힘이 일어나는 온도를 조사해 무결점 그래핀을 만들었다.

통상 그래핀은 약 1046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합성한 뒤 실온까지 식히는데 756도 이상의 온도에서 접힘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접힘이 발생하지 않도록 그 이하 온도에서 그래핀을 성장시켜 완벽하게 그래핀을 합성했다. 그 결과, 전하 이동도는 실리콘 대비 7배, 기존 그래핀 대비 약 3배 높게 나타났다. 전하이동도가 높을수록 적은 전력으로도 높은 성능을 낼 수 있기 때문에 활용성이 더 커진 셈이다.

연구팀은 또 구리·니켈 호일을 기판으로 사용해 4×7㎠ 크기의 무결점 그래핀 5장을 동시에 만들어 대량 생산 가능성도 입증했다. 기판으로 사용한 구리·니켈 호일을 다섯 번 다시 써도 중량 손실이 0.0001g에 불과해 그래핀 제조비용을 낮출 가능성도 확인했다.

로드니 루오프 단장은 “우리 연구진은 최적의 그래핀을 합성하기 위한 기판의 개발, 그래핀의 적층과 접힘을 없애기 위한 연구 등 무결점 그래핀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해왔다”며 “7년 동안의 오랜 연구가 결실을 맺은 것이며, 앞으로 무결점 그래핀의 독특한 물성을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