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서브프라임 부실 주범은 아니지만~`

인터넷 신용조사 자동화 프로그램, 부실 확대 한몫-NYT
  • 등록 2007-03-24 오전 1:47:40

    수정 2007-03-24 오전 3:30:42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미국 경제의 와일드 카드로 떠오른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 과연 원인은 무엇일까.

철저한 신용조사 보다 저소득층을 상대로 비싼 이자 따먹는기에 눈이 멀었던 금융기관. 자신의 처지는 생각치 않고 막연한 기대감에 묻지마 주택투자에 나섰던 대출자. 그들이 빚어낸 탐욕의 산물이라는 지적은 그동안 많은 나왔다. 이에 대해 별다른 이견도 없다.

그렇다면 또다른 요인은 없을까.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자 신문에서 일반인이 예상치 못한 눈길가는 기사를 실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아폴로와 스카이랩 관련 엔지니어로 일했던 에드워드 존스와 그의 아들이 지난 1999년에 개발한 인터넷 기반의 자동화 신용조사 소프트웨어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를 악화시키는 주된 역할을 했다는 것.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그들 소유의 아크 시스템(Arc System)이 판매한 이 소프트웨어는 신용도가 낮은 대출자들의 신용내역을 인터넷을 통해 수초만에 심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금융기관들이 대출 신청자의 소득증명서 등 수북히 쌓인 서류를 수주동안 면밀히 살펴야 간신히 대출 여부를 결정했던 것에 비하면 대출심사의 혁신에 비할만 했다.

초창기부터 아크 시스템의 인터넷 대출심사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왔던 서브프라임 모기지업체 퍼스트 프랭클린은 주택경기가 정점을 찍었던 2005년까지 처리한 월간 서브프라임 모기지 신청서가 종전보다 7배나 늘어난 5만건에 달했다.

지난 1999년 이후 아크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대출 심사를 거친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 규모는 무려 45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코네티컷 대학의 법학 교수인 패트 맥코이에 따르면 현재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이같은 소프트웨어의 사용비중은 4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자동화 신용조사 소프트웨어는 결과적으론 잘못된 만남이었다.

물론 이 소프트웨어 자체가 소홀한 대출 기준 및 감독을 야기시킨 주범은 아니다.

그러나 모기지업체들로 하여금 워낙 빠른 대출심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줬던 만큼 서브프라임 모지기 업체들의 부실 대출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게 하는데 톡톡히 한몫했다는 지적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게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 한건에 드는 평균 비용을 916달러까지 절감하는 이점도 제공했다.

결국 이 소프트웨어가 니치 마켓에 불과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모기지업계의 주력 상품로 변모시킨 일등공신중 하나였던 것이다.

맥코이 교수는 "사용만 제대로 했다면 정말 훌륭한 소프트웨어인데, 문제는 금융기관들이 신용도가 낮은 대출자에게 이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파산위기에 몰려있는 미국 2위 서브프라임 모기지업체 뉴 센트리 파이낸셜은 인터넷 웹 사이트에서 "단 12초면 대출 여부를 알려드립니다"라고 선전하고 있다.

아크 시스템의 경쟁자들이 속속 출현하면서 이같은 소프트웨어의 사용은 더 보편화됐다. `마인드 박스`, `메타밴트`, `모기자 카덴스` 등의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급기야 메릴린치가 인수한 퍼스트 프랭클린 등 모기지업체들이 자체 시스템을 개발하는데까지 이르렀다.

이런 종류의 소프트웨어 판매 규모에 대해 정확한 통계수치는 없다. 그러나 아크 시스템의 연간 매출이 수천달러에 이르는 해가 그동안 허다했다. 아크 시스템은 모기지업체들이 이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마다 건당 10~30달러를 받았다. 그러나 아크 시스템의 매출은 서브프라임 문제가 터진 작년말 이후 30% 가량 떨어졌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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