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이사회' 쟁점과 전망은?

  • 등록 2011-02-08 오전 8:00:11

    수정 2011-02-08 오전 8:09:45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운명의 날'이 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일 오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연다. 9구단 창단 여부를 심사, 승인하는 자리다.

지난달 11일 첫 논의를 시작했지만 새 심사 기준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미뤄진 사안을 처리하는 자리다.

당초 KBO는 창단 찬성이 7개 구단이며 반대는 1개 구단 뿐이라고 발표했다. 논리적으로 보면 창단 승인은 어렵지 않게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속내는 다르다. 롯데의 반대는 여전히 거세다. 찬성 의사를 보였다는 구단 중에서도 은근히 롯데의 논리에 가까운 의견을 내놓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과연 KBO 이사회는 이날 9구단 승인 결정을 내 놓을 것인가. 이사회 핵심 포인트를 통해 미리 전망해 본다.

▲심사 기준 통과될까 KBO는 지난번 이사회에서 창단안이 사실상 부결된 뒤 새로운 심사 기준 마련에 공을 들였다. 당초 대기업 위주로 창단 작업이 이뤄졌지만 기업의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KBO 관계자가 밝힌 큰 틀은 1.기업 자금 운영이 탄탄하고 2.구단주가 구단 운영에 열정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3.연고 지역의 지원이 든든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론자들은 1,2번 사안을 끝까지 물고 늘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병수 롯데 사장의 경우 이미 "2~30대 대기업이 아니면 야구단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결국 표결로 가나 KBO 규약은 이사회 의결에 대해 '재적 이사 2/3 출석에 출석 이사 2/3의 찬성'으로 규정하고 있다.

롯데가 끝까지 반대하더라도 표결 처리할 경우 이 사안은 통과될 수 있다. KBO가 1차 이사회에서 밝힌대로라면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KBO 역시 일방적인 표결 처리 카드를 꺼내는 것이 쉽지 않다. 구단의 속내를 확실하게 알기 어려운 탓이다.

엔씨소프트를 기준으로 9구단 창단에 적극 찬성 의사를 갖고 있는 구단은 SK,두산,넥센 등 3구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건부 동의 등을 합쳐도 2개 이상 구단의 동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만에 하나 표결 처리로 갔다가 무산될 경우 KBO는 되돌리기 힘든 상처를 입게 된다. KBO의 명예는 물론이고 새 구단 창단 안 자체가 당분간 거론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가면 무도회는 끝났다 이제 가면을 벗을 때가 됐다. 지금까지 롯데만이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었다. 하지만 돌아가는 분위기는 롯데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 구단 사장은 사석에서 "시즌이 코 앞인데 여기서 또 선수를 빼줘야 한다. 기존 구단에 너무 많은 짐을 지우는 것"이라는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롯데의 뒤에 숨어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이번 이사회에선 확실한 의사 표명이 필요하다.

더 안 좋은 경우는 미필적 고의다. 격론의 틈에서 시간을 끌다 연기 결정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여론의 화살은 피하고 시간은 버는, 야구계로서는 최악의 수다.   KBO는 어떻게든 설득에 성공해야 한다.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를 동원해 이번 이사회에서 결정을 이끌어내야 한다. 협상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연기? 공멸의 길 야구계에선 결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창단 기준에 대한 논의부터 승인 여부까지 심사가 한꺼번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KBO가 그동안 물밑 작업을 했다고는 하지만 이사회 특성상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전술한 바와 같이 KBO가 무작정 표결로 밀어붙이는 것도 어려운 상황, 결국 논의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타협책으로 '재논의' 카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차례 더 연기될 경우 사실상 9구단 창단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단순히 시간만 미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아직 흑자 경영을 경험하지 못했다. 시민에 대한 서비스(지자체)와 홍보 및 사회환원(기업)이 여전히 가장 큰 존재의 이유다.

당분간 큰 돈이 들어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9구단의 경우 지자체의 전폭적 지원이 더해지며 흑자 운영 플랜을 내세우고 있지만 아직 계획 단계일 뿐이다.

이는 곧 반대의 목소리가 생길 여지를 만들어줌을 의미한다. 지자체는 물론 창단 의사를 갖고 있는 기업 내부에서도 문제점을 지적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이미 그런 동향이 감지되고 있기도 하다.

4년 전 현대 유니콘스 해체 이후 대기업의 참여도 가능했었다. 그러나 가입금 문제등이 불거지며 시기가 미뤄지다 결국 게도 구럭도 모두 놓친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역사는 되풀이 될 것인가. 만약 이사회가 같은 우를 범하게 된다면 야구계는 앞으로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외적 성장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 관련기사 ◀ ☞[베이스볼 블로그] 위기의 한화, 무전인가 무능인가 ☞엔씨소프트 "이사회,야구 발전의 획기적 계기마련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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