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골퍼' 정재은 "국가대표 자존심, 현해탄에 버렸다"

정재은, 일본 Q스쿨 1차전 1위
KLPGA 투어 탈락 후 절치부심
"일본 무대 꼭 경험하고 싶다"
  • 등록 2014-08-29 오전 6:01:00

    수정 2014-08-29 오전 6:01:00

정재은(이데일리 DB)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솔직히 마음 고생은 심했지만 좋을 결과를 얻었고, 투어 환경이 좋아 일본에 꼭 가야겠다고 마음을 굳혔어요.”

27일 서울 홍대에서 만난 정재은(25)은 한껏 상기된 표정이었다. 지난주 열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이하 Q스쿨) 1차전에서 사흘 동안 11언더파를 몰아쳐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4언더파. 7타나 앞선 완승이지만 프로 전향 후 첫 1위에 오른 것이 너무 기쁘다고 했다. 아직 2~4차전이 남아 있지만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지난 16일. 정재은은 무거운 골프백과 키만 한 짐가방을 들고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일행은 없었고, 현지에서 도와줄 지인의 연락처 한 장이 전부였다. Q스쿨 장소가 원전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현이라는 점도 머리를 아프게 했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정재은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만 7년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뛴 베테랑급 선수다. 하지만 지난해 상금 순위 50위 밖으로 밀리면서 시드전까지 몰렸고, 결국 투어 카드를 반납했다.

주변에서는 골프 말고 다른 길을 찾기를 권유했다. 한 지인은 국내 유명 선수 이름을 거론하면서 ‘그 친구랑 경기하면 이길 수 있어? 자신 없으면 포기해’라며 굴욕감을 안겨줬다. 자존심이 상했다. 반드시 성공해 당당히 앞에 서겠다는 오기도 생겼다.

그렇게 8개월을 준비한 일본 투어. Q스쿨 1차전은 84명이 출전해 공동 17위까지 2차전 자격이 주어진다. 정재은은 1위로 가볍게 통과했다. 그는 “생각보다 출전 선수가 많아 걱정이 많이 됐다. 하지만 막상 경기를 해보니 한국과의 수준 차이가 눈에 보일 정도였다. 건방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솔직히 큰 힘 안 들이고 1위를 했다”고 말했다.

운동 선두가 너무 자만에 빠진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올해 그의 살인적인 스케줄과 훈련량을 듣는 순간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정재은은 KLPGA 2부 투어인 드림 투어에서 뛰고 있다. 말이 좋아 ‘드림’이지 국가대표 출신으로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선수에게는 여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정재은은 철저하게 자신을 낮췄고, 드림 투어 상금 순위 6위 안에 들어 정규 투어에 직행하겠다는 마음으로 경기에만 집중했다. 간혹 1부 투어에 추천 선수 자격으로 출전하게 되면 일주일에 엿새를 라운드 한 적도 있다. 경기가 없는 날은 연습장에서 하루 종일 살았다.

시련은 정재은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고,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유리 멘탈’은 ‘강철 멘탈’로 바뀌었다. 결과도 좋았다. 드림 투어 준우승 2회를 포함해 6번 톱10에 올랐다. 1부 투어인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과 한국여자오픈에서는 각각 6, 7위로 선전했다. 현재 드림 투어 상금 순위 5위로 이대로만 가면 잃었던 정규 투어 출전권을 되찾을 수 있다.

정재은은 “1부 투어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마음이 편해서인지 성적이 나쁘지 않다. 원래 장기인 퍼트 감을 되찾은 것도 보탬이 됐다. 아직 더 다듬어야 하지만 샷이 잘 되니 멘탈도 같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일본과 한국 모두 출전 자격을 얻는다면 어디를 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정재은은 한참을 망설였다. 어렵게 입을 뗀 그는 “아직 너무 이른 질문이다. 그러나 진짜 운이 좋아 2개의 선물을 다 받는다면 일본 무대를 먼저 경험하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정재은(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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