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볼이 바꾼 인생역전...이정용, 땜빵선발서 선발 에이스로

  • 등록 2023-09-02 오전 6:16:56

    수정 2023-09-02 오전 6:16:56

LG트윈스 이정용. 사진=LG트윈스 구단
한화이글스전 승리투수가 된 뒤 더그아웃에서 인터뷰를 하는 LG트윈스 이정용. 사진=이석무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LG트윈스 우완투수 이정용(27)은 올해 극과 극을 경험하고 있다.

동아대를 졸업하고 2019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LG에 1차 지명된 이정용은 팔꿈치 수술을 받고 본격 활약한 2020시즌부터 줄곧 불펜 필승조로 활약했다. 2021년과 2022시즌에는 66경기, 65경기에 등판해 각각 15홀드, 22홀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3시즌에는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부상을 입은 마무리 고우석을 대신해 마무리를 맡았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4월 한 달동안 2승 3세이브를 따냈지만 평균자책점이 무려 5.93에 이르렀다.

부진으로 인해 바랐던 아시안게임 출전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지난해 상무에 지원했다가 철회했던 이정용은 올시즌을 마치고 군목무를 하기로 마음먹고 상무에 재수해 합격통보를 받았다.

그런데 이정용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잘 풀리기 시작했다. 6월 하순부터 선발투수로 변신한 뒤 성공적인 시즌을 펼치고 있는 것. 처음에는 임시직이었지만 지금은 LG 선발진의 가장 믿을만한 보물이 됐다.

이정용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이글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LG는 10-0 대승을 거뒀고 이정용은 시즌 6승째를 달성했다.

이정용은 최근 우천 취소가 이어지면서 두 차례나 선발 등판이 취소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16일 만의 등판임에도 이정용의 클래스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이정용은 최근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최근 네 번 등판 가운데 세 경기에서 6이닝을 책임지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가장 걱정했던 이닝 소화능력도 잘 적응한 모습이다. 8월 이후 선발 등판한 4경기에서 23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0.78의 짠물투를 이어가고 있다.

구원투수 시절 이정용은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등 세 가지 구질로 타자를 상대했다. 특히 140km대 후반의 강한 직구를 앞세워 타자를 힘으로 압도했다. 선발 변신 뒤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졌다. 평균 147km에 육박했던 직구 구속은 144~5km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한화전도 최고 구속은 145km에 그쳤다. 대신 신무기를 장착해 쏠쏠한 효과를 보고 있다. 바로 포크볼이었다. 구원으로 활약할 때는 거의 던지지 않았지만 선발 전환 후 직구 다음으로 많이 던지는 승부구가 됐다.

이날 한화전에서도 33개를 던진 직구에 이어 포크볼을 25개나 구사했다. 최근 잘 던졌던 경기들도 마찬가지로 포크볼 위력이 대단했다. 지금은 포크볼 없는 이정용을 상상하기 힘들다. 본인 스스로 자신의 포크볼을 ‘용의 발톱’이라고 농담삼아 말할 정도다.

이정용은 “포크볼을 아마추어 때 던지긴 던졌는데 그때는 이 정도로 좋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캠프 때나 좀 여유 있을 때 포크볼을 던지긴 했는데 중간 투수일때는 별로 안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포크볼을 디테일한 레슨을 받은 것은 아니다. 포크볼을 던지면서 타자를 상대하기 더 편해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그냥 최대한 공격적으로 피칭하려고 한다. 포크볼 보다는 직구에 더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뒤 군복무를 위해 LG를 잠시 떠나야 하는 이정용은 우승반지를 끼고 기분좋게 입대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내가 던지는 날에는 팀에 진짜 좋은 기운을 주고 싶다”며 “‘정용이가 던지면 무조건 이길거야’라는 생각을 팀에 더 퍼뜨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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