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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지난 15일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선수 34명을 공시했다. FA는 최근 3년간 평균 연봉과 평균 옵션 금액에 따라 등급을 나눈다. 등급별로 보상 규정이 다르다.
A등급은 구단 연봉 순위 3위 이내 및 전체 연봉 순위 30위 이내 선수다. 다른 팀이 A등급 선수를 영입하려면 전년도 선수 연봉의 300% 현금 보상 또는 보호 선수(20명)를 제외한 선수 1명과 연봉 200% 현금 보상을 해야 한다.
등급이 내려갈수록 보상 수준이 낮아진다. C등급 선수는 선수 보상 없이 전년도 연봉의 150%만 보상하면 된다. 35세 이상 신규 FA도 연봉 순위와 관계없이 C등급을 적용해 선수 보상 없는 이적이 가능하다.
2024년 자유계약선수(FA)들을 등급별로 나누면 A 등급 8명, B 등급 14명, C 등급 12명이다. 구단별로는 SSG 랜더스(문승원, 박종훈, 김민식, 이재원, 최정, 한유섬)가 6명으로 가장 많다. LG(임찬규, 함덕주, 김민성, 서건창, 오지환)와 삼성 라이온즈(김대우, 오승환, 강한울, 김헌곤, 구자욱)는 각각 5명이다.
이들 중 한국시리즈 MVP 오지환(LG)을 비롯해 최정, 문승원, 박종훈, 한유섬(이상 SSG), 김태군(KIA), 박세웅(롯데), 구자욱(삼성) 등은 이미 소속구단과 다년 계약을 맺었다. 장원준(두산)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나이나 기량 등을 고려할 때 실질적으로 FA 시장에서 주목할 선수는 10여 명 정도로 압축된다. 투수는 임찬규(LG), 타자는 양석환(두산)이 최대어로 꼽힌다.
지난해 부진으로 ‘FA 재수’를 선택한 임찬규는 올해 정규시즌 14승으로 데뷔 이래 가장 많은 승리를 챙겼다. 선발투수로서 기량이 물올랐다는 평가다. LG의 한국시리즈 우승 일등공신 중 하나다. B등급이라 보상 수준이 높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다만 구단과 선수 모두 재계약 의지가 강해 이적 가능성은 크지 않다.
특히 이번 FA 시장은 구원투수들에 대한 경쟁이 어느 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김재윤(KT), 홍건희(두산), 함덕주(LG) 등의 몸값이 올라가는 분위기다. KT 마무리투수 김재윤은 최근 3시즌 연속 30세이브를 올렸다. 한국시리즈에선 부진했지만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임이 틀림없다. 두산 마무리 홍건희는 최고 시속 150㎞가 넘는 빠른 볼을 던진다. 지난해 18세이브에 이어 올해 22세이브를 올리면서 마무리투수로 자리 잡았다.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한 함덕주는 올해 두자릿수 홀드(16개)에 1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한국시리즈에서 강력한 모습을 증명했고 나이도 20대 후반으로 젊다.
베테랑 타자들의 거취도 관심이 쏠린다. 김선빈(KIA), 안치홍, 전준우(이상 롯데)도 여전히 수준급 실력을 자랑한다. 김선빈, 안치홍은 타력과 수비력이 검증되고 리더십까지 갖춘 내야수라는 점에서, 전준우는 타율 3할과 10개 이하 홈런이 가능한 강타자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돌부처’ 오승환(삼성)도 이번에 처음으로 KBO리그에서 FA 자격을 얻는다. 하지만 몸값(연봉 14억원)이 워낙 높은데다 삼성 선수로서 워낙 상징적인 인물이라 이적 가능성은 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