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을 찾아서)(30)디카의 렉서스 `블루 NV`

  • 등록 2007-11-29 오전 9:45:00

    수정 2007-12-04 오전 9:33:17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명품'만이 살아남는 시대다. 고객의 지갑을 기꺼이 열게 하려면 괜찮은 품질과 적당한 가격만으로는 부족하다. '쓸만한' 제품들은 얼마든지 널려있기 때문이다.
 
명품 속에서 살아 숨쉬는 이야기가 있다. 고객은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제품에 얽힌 배경과 스토리를 사면서 자신도 그 속의 일원이고 싶어한다. 그래서 기업은 명품을 만들려고 애를 쓰며 명품은 다시 그 기업을 돋보이게 한다.  
 
이데일리는 우리 기업들이 정성을 쏟아 만든 대한민국 대표명품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전하려 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대표상품들의 위상과 현주소를 함께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더 많은 명품탄생을 희망한다. (편집자주)

 
일본의 IT 정보지인 '닛케이 일렉트로닉스'은 2006년 10월호에서 일본의 카메라 메이커들이 운명의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는 기사를 헤드라인에 올렸다.
 
기사의 요지는 해외 업체들이 무섭게 부상하며 자신들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삼성테크윈(012450)이 있다는 것이다.

잡지는 "삼성테크윈이 최근 2~3년간의 급성장을 배경으로 2007년에는 미국의 '이스트맨 코닥'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캐논과 소니를 위협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테크윈은 2005년 캐논, 소니, 코닥, 올림푸스에 이어 세계 5위였는데, 2007년엔 3위권 부상을 점친 것이다.

잡지는 삼성테크윈의 급성장 배경으로 제품 경쟁력을 꼽았다. 특히 삼성테크윈의 1000만 화소 'NV10'은 지금까지 일본 메이커가 독점해온 'EISA 유럽 최고의 기술상'을 수상했다며 삼성의 카메라, 특히 NV 제품에 대한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 삼성 '뉴뷰(NV)' 디카 출현에 일본 메이커 "어이쿠" 

NV는 기종명으로 뉴뷰(New View)의 뜻을 담고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일본 메이커들을 깜짝 놀라게했던 NV10 뿐만 아니라 이 보다 개선된 NV11, NV20 등과 같은 시리즈로 출시되고 있다.

삼성은 2005년초 프리미엄급의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이를 위해 삼성테크윈의 상품기획·디자인, 삼성전자의 디자인센터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팀을 그해 1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비밀리에 가동했다.

▲ 블루(VULL) NV20.

당시 프리미엄급 카메라의 개발 코드명이 바로 NV였다. 처음엔 카메라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자는 의미에서 뉴비전(New vision)이라고 불렀지만, 이후 최종적인 기종 선정과정에서 소비자들에게 더욱 어필할 수 있는 '뉴뷰(New View)'로 이름이 결정됐다.
 
삼성은 NV가 개발되자, 프리미엄급 서브 브랜드인 '블루(VLUU)'를 만들어 NV 시리즈 앞에다 붙이기 시작했다. 블루는 삼성의 푸른색 칼라를 연상케 하는 동시에 '당신을 선명하게 사랑하라(Vividly Luv U)'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 삼성의 '블루' 서브 브랜드를 달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 기종은 'NV' 시리즈와 함께 'i' 시리즈 2 종류가 있다. 이중 'i' 시리즈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이 적용된 제품인 반면 NV는 전통적인 디지털 카메라를 표방하고 있다.

◇ 고급스러우면서도 독특한 디자인..'명품'의 조건 충족

삼성 NV는 다른 카메라와 크게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매력을 갖고 있다. 우선 디자인이 고급스러우면서도 매우 독특하다. 다른 디지털 카메라와 달리 렌즈부라고 부르는 경통이 약간 돌출돼 있고, 렌즈부를 파란색 띠(블루링)가 감싸고 있다.

삼성은 특히 디카가 작아지고 얇아짐에 따라 손에서 잘 미끄러지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힌트로, 손잡이(Grip) 부분을 착 달라붙게 만들었다. 안정적인 권총 사격을 가능케 하는 그립감을 디카에 옮겨온 것이다.

삼성은 이 제품이 질 높은 생활을 갈망하는 고객층(하이라이프시커 : High Life Seeker)을 주요 타켓으로 삼고 있다. 예컨대 이들은 고급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나 주위 사람들이 '이것은 다르다'라는 느낌을 주는 제품들을 선호하는데, NV 시리즈가 적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NV의 핵심적인 특징중 하나는 스마트 터치 UI(사용자인터페이스)이다. UI는 사용자가 기기를 사용할 때 어떻게 하면 쉽게 사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NV의 'L'자형 스마트터치는 사용자가 한번 손에 익으면 기존의 4방향키 방식 제품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편리함을 제공한다.

▲ 블루(VULL) NV20.
LCD 화면 아래와 우측으로 'L'를 거꾸로 한 형상인 NV의 스마트터치는 타사 제품에선 찾아볼 수 없다. 삼성이 주요국에 이미 의장등록을 해놓았기 때문이다.
 
NV 시리즈는 이 외에도 카메라 본연의 기능에도 충실하다. NV20을 예로 들면, 일반적인 콤팩트 카메라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인 1200만 화소를 갖추고 있고, 3배 광학줌도 지원하고 있다.

◇ 디카의 렉서스 

삼성은 오는 2010년까지 세계 디지털카메라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1위 메이커의 점유율이 이 정도라는 점에서 세계 1위 자리를 넘보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자신감의 배경에는 'NV' 시리즈의 성공이 자리잡고 있다.

사실 삼성은 디카시장의 후발주자였다. 필름카메라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디카시장으로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었지만, 선발업체에 비해 2~3년 정도 늦게 사업에 착수했고, 삼성은 초기에 고생도 많이 했다.

그러나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결과적으로 삼성에게 기회가 됐다. 과거 필름카메라 시절엔 '광학기술'이 전적으로 메이커의 등급을 나누었지만, 디카시대로 넘어오면서 광학과 더불어 디지털기술이 중요한 잣대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삼성의 카메라는 ‘디지털 삼성’의 기술력을 배경으로 세계 1위까지 넘보게 됐다.

삼성 카메라의 변화는 2005년 이후 뚜렷하게 나타난다. 삼성은 그 해 장동건 디카로 불렸던 케녹스 '샵1(1)'을 내놓아 히트를 시켰다. 국내시장에서 삼성 카메라의 이미지도 한 순간에 바뀌었다. 바로 이무렵 삼성은 세계시장을 겨냥한 프리머엄급 디카(코드명 NV)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삼성테크윈 상품기획그룹의 장재원 차장은 "2005년 국내에서 1위를 달성했지만 업계나 일반 소비자들의 평가는 여전히 못 미더워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세계시장에 삼성 카메라의 존재가치를 확실하게 보여줄 목적으로 기획된 기종이 바로 'NV'라는 것이다.

그는 "NV를 삼성 카메라의 '자존심'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도요타가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 론칭을 통해 일본차의 가치를 높였듯이, 삼성 역시 '블루 NV'를 통해 세계 일류 카메라 메이커로 부상하는 계기를 잡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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