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From Ball Dog

"일당 50만원 볼보이 개로 성공하려 맹훈련
가장 힘든건 날아가는 공 쫓고싶지만 참는것"
  • 등록 2008-03-23 오전 7:14:58

    수정 2008-03-23 오전 7:14:58

[조선일보 제공] 제 이름은 '독도', 2005년 2월 1일에 태어난 골든 리트리버종(種) 암컷입니다. 키는 55㎝, 몸무게는 25㎏쯤 나가는데 이미 다 컸다고 하네요. 저는 기본 예절교육 A 클래스를 통과했어요. 이리와(come), 앉아(sit), 기다려(stay), 엎드려(down), 따라와(heel) 등 5가지 기본 명령어를 최고 수준으로 이해한다는 뜻이죠. 개 스포츠 이벤트 팀인 '스카이독' 소속이며 특기는 프리스비(Frisbee)라는 원반을 공중에서 멋있게 낚아채는 것입니다.

얼마 전 새 임무를 맡았어요.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마스코트로 야구장에 나가 볼 보이 역할을 대신할 거예요. 한마디로 볼 독(ball dog)이 되는 것이죠. 이 때문에 '와이번스 독'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조만간 팬들이 지어준 새 이름도 생길 거예요. 제가 할 일은 세 가지. 심판에게 공 바구니를 전달하고, 야구방망이를 물어오고, 더그아웃 앞에서 홈런 타자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것이에요.

꽤 어려운 임무입니다. 공 바구니를 물고, 심판 앞으로 가서 앉고, 빈 바구니를 받아 다시 돌아오는 등 여러 가지 명령을 한꺼번에 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3월 1일부터 미사리 조정경기장 옆 훈련장에서 전담 트레이너인 윤청섭 팀장과 합숙에 들어갔습니다. 하루에 4번, 20~30분씩 집중적으로 훈련하고, 나머지 일과 시간엔 배운 것들을 반복하지요. 최근엔 바구니 입으로 물어 올리기, 바구니 들고 지정된 장소에 갔다 오기를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가장 힘든 훈련은 움직이는 공을 무작정 쫓아가고 싶은 제 본능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훈련 도우미가 옆에서 공을 가지고 놀고 있을 때 그쪽으로 달려가려고 하거나 반응을 보이면 꾸중을 듣고, 가만히 있으면 칭찬을 받죠. 이종세 한국프리스비협회 회장은 제가 이 훈련을 안 하면 수시로 공이 날아다니는 야구장에 나갔을 때 뛰어다니고 싶어서 아마 미쳐버릴 거래요.

야구방망이를 물어오는 것도 어려워요. 길고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려있어 번쩍 들어 올리기가 쉽지 않아요. 하이파이브를 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요, 시끄러운 야구장에서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할 수 있게 연습 중이죠. 4월 중순부터는 짬짬이 인천 문학야구장에 나가 적응 훈련을 할 겁니다. 저는 야구장에 나갈 때마다 50만원 씩 받기로 했어요. 제 몸값이요? 정해진 액수는 없지만 적어도 1000만원은 넘는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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