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식 4가지 키워드 '근성·자신감·리더십·꿈'

6월 15일 '드림4' 대회 앞둔 윤동식 "챔피언된 후 실바와 붙고파"
  • 등록 2008-05-19 오전 8:30:30

    수정 2008-05-19 오전 8:30:40


[노컷뉴스 제공] 인생은, 세계는 이어달리기 자체다. 배턴을 넘겨서 타인과 연결해간다. 혼자서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달리는 구간에서는 완전히 혼자다.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는다 (소설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

종합격투기 파이터 윤동식(36·팀윤)을 읽는 4가지 키워드는 근성, 자신감, 리더십, 꿈이다. 그는 선한 인상과 달리 근성으로 똘똘 뭉쳐있다. 타고난 재능과 끊임없는 노력이 빚어낸 자신감은 콘크리트처럼 단단하다. 종합격투기팀 '팀윤'의 수장으로서 따뜻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그리고 종합격투기대회 '드림'(Dream) 챔피언이라는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고 있다. 6월 15일 열리는 '드림 4' 미들급 8강전을 앞두고 훈련에 여념이 없는 윤동식을 만났다.

▲ 근성

파이터의 내면풍경을 들여다보는 건 늘 흥미롭다. 평소엔 그다지 초조해하지도, 불안해하지도 않는 근성있는 격투가의 속마음이라면 더욱 그렇다.

지난 4월 29일 '드림2' 대회 미들급 16강 토너먼트 시작 전. 윤동식은 여느 시합과 달리 무척 긴장했다. 라카룸에서 경기 순서를 기다리면서 온몸에 식은땀을 쫙쫙 흘렸다. "작년 12월 '팀윤' 만들어놓고 (정)부경이가 2번 졌잖아요. 저까지 지면 절대 안되겠다. 팀이 연패에 빠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간절했죠."

상대 오야마 순고(일본)에 대한 부담감도 컸다. "순고는 그라운드, 타격에 능한 올라운드 플레이어에요. 가장 어려운 상대와 붙었다고 생각했죠." 윤동식은 이번만큼은 경기내용보다 '무조건 이기자'고 맘먹었다.

경기는 윤동식의 일방적인 판정승이었다. 막상 링 위에 올라가니까 긴장감이 눈 녹듯 사라졌다는 게 윤동식의 설명. "오히려 시합에 집중하게 되고 맘이 편했어요." 간간이 울려 퍼지는 '윤동식 이겨라' 응원소리도 잘 들렸다. 경기 중 사이드 마운트 자세에서 관중석을 바라봤는데, 나란히 앉은 세 사람 얼굴이 또렷이 보였을 정도. "'내가 링에서 많이 편해졌구나' 느꼈죠."

하지만 그는 경기 후 퇴장하면서 얼굴을 잔뜩 찡그렸다. "긴장이 풀어지니까 갑자기 복통이 오더라구요." 8강 진출자들이 링에 올라 각오를 말하는 승자 무대인사도 못했다. "그동안 라커룸에서 약 먹고 의료진한테 치료받았죠." 일견 손쉽게 보인 윤동식의 승리 뒤엔 이런 내막이 있었다.

▲ 자신감

모든 것은 자신감에 달렸다. 자신감은 상황에 끌려가지 않고 오히려 상황을 통제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단순한 힘에 의해 움직인다. 패배는 패배를 낳고 승리는 승리를 낳는다. 자신감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노력으로 얻어야 한다.

윤동식은 지난 4월 '드림2' 미들급 토너먼트 오야마 순고 전에서 한층 매서워진 타격실력을 뽐냈다. 2라운드 스탠딩 타격전에선 순고의 턱에 오른쪽 스트레이트를 작렬시켰다. "1라운드 끝난 다음 '뭘 맞아도 내가 피할 수 있겠구나' 싶었죠. 경기 중엔 제가 뭘 했는지도 잘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까 기분 좋았죠. '좀 치네.'(웃음)"

또 2라운드를 30초를 남기곤 풀 마운트 자세에서 파운딩 펀치로 상대를 농락했다. "'30초면 뒤집혀도 내가 지지 않겠구나' 싶었죠. '마음껏 뿌려보자' 생각했어요."

'드림 4' 미들급 8강 토너먼트(6월 15일) 진출 선수가 확정됐다. 아직 대진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윤동식은 "누구랑 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까다로운 주짓수 파이터도 두렵지 않단다. "종합격투기 4번째 시합 상대가 그라운드에서 최강 레벨을 자랑하는 부스타만테였는데 제가 졌죠. 이번에 또 정상급 주짓수 선수와 붙는다면 제가 어떻게 경기운영을 해내갈 지 궁금해요."

윤동식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찌감치 일본으로 건너가 훈련할 계획이다. 4연승으로 승승장구하는 그가 모든 선수의 타깃이라는 것을 아는 이상 철저하게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타격이나 그라운드 어느 것 하나를 고집하진 않을 겁니다. 선수 스타일과 상황에 따라서 이기는 시합, 좋은 시합을 하고 싶어요."

▲ 리더십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게 있다. 누군가에게 기대를 하고 그만큼 칭찬해주면 기대가 현실로 나타난다는 것.

'팀윤'의 수장 윤동식은 리더십에서 중요한 건 다른 사람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패했을 때일수록 더욱 굳건한 신뢰를 주고, 격려해야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믿는다. "선수들이 긴장 안하고, 실력 발휘하게끔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려고 하죠."

그래서일까. 지난 5월 11일 일본에서 열린 '드림 3'에서 정부경과 김대원(이상 팀윤)이 잇따라 TKO패 당했지만 윤동식은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죠"라며 담담해 한다.

윤동식은 김대원에 대해 "큰 무대에서 이름있는 선수(멜빈 마누프)랑 처음 싸우다 보니까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면서도 "이번에 경기내용도 좋았고, (김)대원이는 아직 보여줄 게 많다. 나이도 어리니까 가능성도 훨씬 많다"고 했다.

종합격투기 3연패에 빠진 정부경에 대해서도 윤동식은 긍정적이다. "이번 패배를 통해서 많은 걸 배웠을 거에요. 실전만큼 좋은 경험은 없어요." 정부경은 격투기 데뷔 5개월 만에 벌써 3게임을 뛰었다. "그만큼 일본에서도 실력을 인정한다는 거죠. 근성이 있으니까 시간이 해결해줄 거에요."

윤동식에게 물었다. '팀윤 선수들이 모두 져서 다음 경기에 또 긴장하는 건 아닌지.' 우문에 현답이 돌아왔다. "패배를 긍정적 시각으로 해석해서 배움의 기회로 삼아야죠. 저도 훈련에 더 집중하게 되니까 오히려 좋아요."

▲ 꿈

윤동식에게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바로 등산과 사이클. 토요일마다 팀 동료들과 함께 한강 고수부지(잠실~여의도)에서 자전거를 달린다. "웃통 벗고 달리면 금방 시커매져요. 로우킥에 대한 적응력도 키울 수 있구요.(웃음)" 태닝도 되고, 하체단련도 된다는 것이 윤동식의 설명. 그러면서 "추성훈한테 태닝 비법 좀 알려달라고 했더니 안 가르쳐준다"며 너스레다.

그의 사이클 취미는 前UFC 챔피언 랜디 커투어(45·미국)의 영향이 크다. "랜디 커투어는 생활 자체가 훈련의 연장선이더라구요. 가족들이랑 등산하고, 사이클 타고…." 윤동식은 "(커투어처럼) 격투기를 오래 하고 싶다"고 했다.

윤동식의 목표는 한 가지. "드림(Dream)에서 챔피언이 되고 싶고, 그 다음엔 UFC 미들급 챔피언 앤더슨 실바(33 ·브라질)와 붙고 싶어요." 드림에 자신의 꿈을 심는 윤동식. 그래서 방송 출연도 확실히 선을 긋는다. "격투기가 제 직업이잖아요. 어느 정도 PR하는 건 좋지만 거기에 빠져서 망가진 선수도 많이 봤거든요. 대회에서 우승하는 게 저한테는 더 중요해요." 그러면서 "노래도 못하고 끼도 없다"며 그는 웃는다. 윤동식은 또 말한다. "솔직히 우린 엑스트라에요. 계속 노력하고 강하지 못하면 퇴출되는 거죠. 그래서 항상 긴장하며 운동하고 있어요."

가만보면 등산과 사이클은 윤동식과 공통점이 많다.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르는 산악인처럼 윤동식도 꾸준한 연습을 통해 이기고 다시 노력하고 또다시 이긴다. 바람을 가르며 온전히 자기 힘으로 멀리까지 나간다는 점에서 윤동식은 자전거와도 닮았다. 평지에서보다 오히려 오르막길에 강한 타입인 윤동식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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