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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22)에게 메이저 대회라는 부담감과 난도 높은 코스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담력이 생겼다. ‘메이저용 담력’을 장착한 임성재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끝난 2020~2021시즌 첫 메이저 대회 US오픈에서 단독 22위를 차지하며 자신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을 경신할 수 있었다.
24일 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를 가진 임성재의 목소리에는 새 시즌 첫 단추를 잘 끼웠다는 기쁨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는 “그동안 메이저 대회에서 부진했기 때문에 이번 US오픈에서는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다”며 “단독 22위라는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과 함께 2020~2021시즌을 기분 좋게 시작하게 돼 정말 행복하다”고 웃었다.
콘페리투어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 올해의 신인상을 차지한 뒤 PGA 투어에 진출한 임성재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신인상을 받고 2시즌 연속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메이저 대회 성적은 아쉬웠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5개 메이저 대회에 출전해 거둔 최고 성적이 2017~2018시즌 PGA 챔피언십 공동 42위였다. 특히 최근 3개 대회에서 모두 컷 통과에 실패하면서 큰 대회에 약하다는 평가가 임성재를 따라다녔다.
스탠스를 바꾸자 임성재의 샷 감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처럼 날카로워지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부터 살아난 샷 감은 US오픈에서 정점을 찍었다. 임성재는 우승을 차지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를 제외하고 언더파를 적어낸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을 만큼 난도가 높은 코스인 윙드풋 골프클럽에서 나흘간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고 자신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을 세웠다. 그린 적중률은 66.67%를 기록하며 버바 왓슨(미국)과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고 페어웨이 안착률은 57.14%로 출전 선수 중 두 번째로 높은 곳에 자리했다.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338.9야드로 거리에서도 전혀 부족함 없는 모습을 보였다.
임성재는 새 시즌 두 번째 대회로 다음 달 2일 개막하는 샌더슨팜스 챔피언십을 선택했다. 지난 시즌 이 대회에서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우승을 놓친 임성재는 PGA 투어 통산 2번째 우승을 노려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그는 “좋은 성적을 낸 기억이 있는 대회에 가면 왠지 모르게 잘 칠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긴다”며 “샌더슨팜스 챔피언십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연장에서 패하며 우승을 놓친 만큼 이번에 우승 기회가 오면 꼭 잡겠다”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