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항진 모던필라테스 대표 "무작정 금지명령 대신 현장 맞는 조치 내려야"(인터뷰)

  • 등록 2021-01-11 오전 4:33:40

    수정 2021-01-11 오전 4:33:40

김항진 모던필라테스 대표이사. 사진=이석무 기자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적용으로 집합금지 명령을 받아 문을 닫은 필라테스 스튜디오. 사진=이석무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탁상행정식으로 무조건 닫도록 하는 것 보다는 현장을 확인하고 거기에 맞는 조치를 내리는게 더 옳다고 생각합니다”

김항진(45) 모던필라테스 대표이사는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필라테스 업계 상황을 차분하게 설명했다.

지난달 8일부터 시행된 코로나19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가 벌써 한 달을 넘겼다. 실내체육시설들이 집합금지 명령을 받으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처음에 정부 정책이 성실히 협조했던 실내체육시설 운영자들도 참다못해 집단행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내체육시설에 포함된 필라테스 업계도 상황이 심각하다.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업주들과 필라테스 강사들이 입는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김항진 모던필라테스 대표는 “필라테스는 불특정다수가 오는 것도 아니고 기구를 여러 사람이 만지는 것도 아니다”며 “현장에 대한 조사나 전문가 집단과의 협의 없이 일률적으로 조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무작정 조치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시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얼마나 방역 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며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김항진 모던필라테스 대표와 일문일답.

-모던필라테스라는 단체에 대해 소개해달라.

△저희는 MPI 모던필라테스라는 주식회사입니다. 2003년 통합의학회라고 하는 의사, 물리치료사, 한의사들이 함께 공부하는 학회에서 시작했구요. 그곳에서 한국에 필라테스를 처음 소개하면서 한국 최초로 필라테스 정식 지도자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올해 벌써 19년째로 그동안 가맹사업도 진행하면서 100여 개의 가맹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필라테스도 여러 종류가 있는 것인가.

△필라테스는 조셉 필라테스라는 분이 창시한 메소드입니다. 그 후 제자들이 다양한 유형을 만들게 됩니다. 모던필라테스는 호주의 페넬로페 레이티라는 분이 발전시킨 것입니다. 기존 필라테스는 무용수나 운동선수들이 많이 했는데 그것을 일반인, 특히 재활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과학적 근거를 만들어 개량하고 변형한 프로그램입니다.

- 현재 가맹 회원이나 동호인 숫자는 얼마나 되나.

△가맹점은 현재 우리나라에 100개 정도 있습니다. 해외에는 일본, 태국, 호주 등에 있습니다. 원래 미국 싱가포르 중국에 열 계획이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잠시 미뤄진 상황입니다. 회원은 교육생, 즉 필라테스 지도자들이 약 3000명 정도 되는데요. 각 강사 1명 당 40~50명 정도 회원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모던필라테스가 기존 필라테스와 다른 특징은 무엇인가.

△모던필라테스는 피트니스적인 요소보다 재활 쪽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람을 평가하고 그 사람에게 맞는 운동 처방을 내려 좋게 만들어주는 메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1대1 소수정예식으로 운영됩니다. 그룹을 하더라도 3대1이나 5대1 정도입니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필라테스 센터 등 실내체육시설이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래서 억울한 면이 많습니다. 원래 처음에 사업자등록증을 받을 때 필라테스는 자유서비스업으로 지정됐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이런 일이 벌어지니 유권해석으로 저희를 실내체육시설에 포함 시킨 것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데 지금 어떤 상황인가.

△지난해 3월 1차 유행했을 때 저희는 집합금지 대상이 아니었지만 스스로 일주일간 문을 닫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10월 이후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집합금지 명령을 받아 2주 간 문을 닫았습니다. 그리고 12월 3차 유행에 접어 들었을때 3주간 문을 닫은 뒤 지금 계속 기간이 연장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은 아예 운영을 할 수 없다 보니 고정지출비만 계속 들어가고 있습니다.

-회원들이나 동호인들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 얘기해줄 수 있나.

지난해 매출이나 수익은 2019년에 비해 약 30~40%가 떨어진 상황입니다. 지난달만 얘기하라면 당연히 ‘빵’(0)이죠. 필라테스는 사람에 의존하는 분야다 보니 인건비 비중이 높습니다. 50~60%가 인건비로 나갑니다. 또한 월세가 높은 곳도 많구요.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이 많은 상황입니다. 운영을 하지 못한 기간만 2달이 넘습니다. 문을 열었을 때도 코로나19 때문에 회원수가 25~30% 정도 줄었어요. 안 그래도 회원수가 줄었는데 아예 문을 닫으라고 하니 더 어려운 상황입니다.

-최근 모던필라테스 협회가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어떤 내용인가.

△뭔가 납득이 돼야 하는 거죠. 이러이러해서 이렇게 됐으니 어떻게 하겠다는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그냥 일방적인 통보만 있었습니다. 어떤 조치를 하려면 현장 상황을 반영해야 하는데 전혀 그런게 없었어요. 저희는 20~30평 공간에서 예약제로 1대1 수업만 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접촉하는 다른 실내체육시설과 다릅니다. 불특정다수가 오는 것도 아니고 기구를 여러 사람이 만지는 것도 아닙니다. 현장에 대한 조사나 전문가 집단과의 협의 없이 일률적으로 조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비상사태니까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한두 사람 얘기만 들어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모든 필라테스 업계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희 모던필라테스 협회 사람들은 그전부터 철저히 방역 원칙을 지켜왔는데 이런 상황이 오다 보니 답답한 마음입니다.

-오는 17일까지 현재 조치가 유지되고 이후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모던필라테스 협회나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분들의 입장은 무엇인가.

△우선 이 분야를 오래 운영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회가 있어야 합니다. 어떻게 운영되는지 보고 나서 보완점이 있으면 보완하라고 얘기했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이 살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입니다. 직접 와서 보면 위험한 요소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부 지침 안에 고위험도, 저위험도 분류가 다 돼 있는데 그것이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필라테스는 위험도가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옵니다. 그런데도 무작정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억울한 부분이 있죠. 국민으로서 지금이 비상사태니까 지켜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탁상행정식으로 무조건 닫도록 하는 것보다는 현장을 확인하고 거기에 맞는 조치를 내리는게 더 옳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모던필라테스 협회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일단 집합금지명령을 받은 64개 지점 대표와 함께 해당 시청이나 구청에 성명서를 보낸 상태입니다. 설령 1월 17일 이후 집합금지명령이 풀리더라도 다음에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를 대비한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무작정 조치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시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얼마나 방역 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 있어야 합니다.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렸는데도 기준이 없다는 것, 그 기준이 있음에도 안 지켰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1월 17일 이후에도 이런 상황이 바뀌는 것이 없다면 정부나 지자체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의견수렴을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관심이 없다는 뜻입니다. 너무 책상에 앉아서만 정책을 결정하다 보니 놓치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오랫동안 필라테스 업계에서 활동해왔는데 어떤 계기로 인연을 맺게 됐는가.

△저는 원래 카이로프랙틱이라는 의학 분야를 외국에서 오랫동안 공부했습니다. 운동으로 사람들이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에 관심이 많았는데 마침 호주에서 모던필라테스에 준 석사과정으로 있는 것을 보고 메리트를 느꼈습니다. ‘한국에서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가지고 왔는데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직업을 주게 됐습니다. 사람들에게 교육하고 직업과 창업을 이끄는 일을 19년간 해왔습니다. 경력 단절 여성들도 이 일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얻고 있어 많은 기쁨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필라테스에 관심을 갖는 분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필라테스는 사람에게 자기 몸을 인지시키는 운동입니다. 뇌가 몸을 인지하고 몸을 어떻게 쓰고 조절하도록 도움을 주는거죠. 모든 운동은 자기 몸을 인지하고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데 필라테스는 그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근육에 균형이 생기고 패턴이 만들어지면 중력을 잘 이기게 돼 자세가 좋아지게 됩니다. 이 운동은 여성들의 몸매가 예뻐지는 데 많은 도움이 되지만 사실 남자들에게도 좋습니다. 남자들도 필라테스를 시작하면 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필라테스 강사들을 지도하는 김항진 모던필라테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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