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알리바바 3조원 과징금은 몸풀기?…텐센트 등 공룡 IT기업들도 사정권

퀄컴 반독점 벌금 3배…3년간 보고서도 제출해야
인민일보 "독점은 시장 경제의 큰 적" 공개 비판
"알리바바는 시작일뿐" 中 IT 업계 긴장
  • 등록 2021-04-12 오전 12:00:00

    수정 2021-04-12 오전 12:00:00

알리바바 항저우 본사 전경. 사진=신정은 기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정부가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에 한화 3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지난해말 창업주인 마윈 전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중국정부의 규제정책을 맹비난한 후 6개월간 이어진 ‘군기잡기’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조치가 알리바바에 그치지 않고 중국내 다른 공룡 IT기업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정부가 그동안 IT산업 육성을 위해 사실상 눈감아 왔던 독과점 문제가 더이상 방치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판단 아래 칼을 꺼내든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플랫폼 경제 영역의 반독점 지침’ 의견서를 발표하고 중국의 거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한 규제를 예고했다.

‘미운털’ 알리바바에 역대 최대 3조원 과징금

11일 중국 경제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은 알리바바에 반독점법 위반으로 182억2800만위안(약 3조112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2019년 알리바바 중국 내 매출의 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 위법행위의 성격·정도·지속기간 등을 고려해 이처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관련법에 따라 전년도 매출액의 1% 이상을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아울러 당국은 알리바바에 3년간 자체 심사 및 준수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독점은 시장 경제의 가장 큰 적”이라며 알리바바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2015년 반독점을 이유로 퀄컴에 부과했던 60억8800만위안(약 1조400억원)에 3배에 달하는 역대 최대규모다.

중국정부는 알리바바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입점 업체에 일명 ‘갑질’을 한 혐의를 잡고 이같은 제재를 취했다. 타오바오(淘寶) 등 알리바바 쇼핑플랫폼이 입점 업체들을 상대로 다른 경쟁 플랫폼에 입점하지 못하도록 압박해온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알리바바는 납작 엎드렸다. 알리바바 측은 이번 과징금에 대해 “성실히 수용하고 결연히 수용한다”면서 “법에 따른 경영을 강화하고 혁신발전에 입각해 사회적 책임을 더욱 잘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정부의 ‘알리바바’ 때리기는 역대 최대 과징금이 끝이 아니란 관측이 나온다.

FT는 마윈이 설립해 총장직을 맡고 있는 후판대가 올해 신입생들의 수업을 중단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마윈은 2015년 자신의 고향인 항저우에 후판대를 세우고 총장을 맡았다. 마윈을 비롯해 칼라닉 우버 창업자 등이 강의를 맡으면서 후판대는 단기간에 중국내에서 최고 명문 경영대학원으로 성장했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는 마윈이 후판대를 통해 공산당에 대항할 엘리트 기업가들을 조직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수업 중단은) 중국 정부의 압박이 마윈의 사업을 넘어 그가 관여한 다른 영역까지 확대된다는 의미”라고 썼다.

이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에 언론사 보유 지분을 정리하기 위한 계획안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알리바바가 언론사를 통해 과도하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는 홍콩 유력 영자신문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비롯해 중국판 트위터로 알려진 웨이보 등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공룡 IT기업 규제 끝 아냐…텐센트 등도 사정권

텐센트를 비롯해 메이퇀, 징둥 등 다른 IT 기업들도 언제 규제칼날이 자신을 향할지 몰라 긴장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나라임에도 중국은 그동안 IT 기업들에 별다른 규제를 하지 않았다. 알리바바와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내 IT기업들이 글로벌 공룡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던 원동력 중 하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독과점 문제가 불거졌다. 게다가 이들 기업들이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핀테크 간판을 내걸고 금융업까지 손을 뻗쳐 가계부채를 양산하는데 일조했다는 비난도 받는다.

중국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반독점법 개정을 위한 검토작업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1월 수정초안(의견수렴안)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플랫폼 경제 영역의 반독점 지침’ 의견서를 내놨다.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이 지난해 10월 상하이에서 개최된 한 포럼에서 중국 금융당국을 ‘전당포’에 비유하며 비난한 것도 이같은 규제 강화 흐름에 불만을 품은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2월 7일 ‘플랫폼 영역에 관한 국무원 국가반독점위원회의 지침’을 발표한데 이어 이를 근거로 알리바바에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첫 타깃이 알리바바가 되기는 했지만 앞으로 다른 공룡 IT기업들도 언제든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말 규제 당국과 상무부는 공동으로 알리바바, 텐센트, 징둥, 메이퇀, 핀둬둬, 디디추싱 등 6개사를 불러 문제점을 지적하고 인터넷 플랫폼이 준수해야 할 사항을 제시한 바 있다. 징둥은 핀테크 자회사 JD테크놀로지의 상하이증시 상장을 포기하기도 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최근 마화텅 텐센트 회장이 당국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윈이 지난 1월 ‘마윈 향촌 교사 시상식’에 화상으로 참석했다. 마윈은 약 석달만에 공개석상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사진=마윈공익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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