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투어, 1년에 1억5000만원 벌어야 ‘본전’…미국은 두 배

숙박·차량 유지비부터 레슨·트레이닝·심리 상담비 등
2부투어는 더 열악…최상위 4명 제외하곤 모두 ‘손해’
LPGA 투어는 한국의 두 배인 최대 3억원 지출
성공 보장 안 되고 스폰서 계약 불발 걱정에
미국 진출 점점 ‘소극적’
  • 등록 2023-02-27 오전 12:00:00

    수정 2023-02-27 오전 7:42:32

지난해 KLPGA 투어 경기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사진=KLPGA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A 선수는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년 경비로 약 1억5000만원을 썼다. 한 대회당 숙박비로 20만원, 기름값 등 차량 유지비로 20만원, 식대로 50만원 가량을 지출했다. 대회참가비로도 한 대회당 최대 20만원을 내야 했다. 여기에 레슨비, 트레이닝비, 심리 상담비 등을 한 달 단위로 계산하면 어림잡아 400만원이 나갔다. 개인 캐디 비용으로는 한 주당 최대 200만원씩 지불했다. 이름 있는 캐디를 고용하면 비용은 몇 배로 늘어난다.

KLPGA 투어를 뛰는 한 선수당 1년 투어 경비가 1억 2000~5000만원까지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해가 갈수록 느는 비용 부담에 대부분의 선수들이 손해를 보고 경기를 뛰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길어진다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선수층이 얇아지게 되고 결국 경기력 하락으로 이어져 KLPGA 투어 호황기가 짧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여자 골프계는 최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상금 랭킹 15위까지 선수들이 5억원 이상의 상금을 번 고액 연봉자였다. 그중에서도 박민지(25·약 14억7792만원)와 김수지(27·약 10억8258만원)가 상금만으로 1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고, 신예 이예원(20)은 우승 없이도 상금 8억4900만원을 획득했다. KLPGA 투어가 호황기를 맞으면서 일부 선수들의 상금 규모도 커진 셈이다. 하지만 이는 일부 선수들의 이야기일 뿐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금 랭킹을 살펴보면 55위 안에 든 선수들만이 ‘본전’이라도 뽑는 투어 생활을 했다”면서도 “특히 상금 랭킹 15위 내의 선수들은 스폰서들의 후원금을 두둑하게 받아 큰 걱정이 없지만 이외의 선수들은 1년 내내 투어를 뛰고도 대부분 손해를 봐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들 선수들은 가족이 캐디를 하거나 가족과 함께 다니는 선수들은 조금이라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숙소를 같이 쓰는 불편함도 감수한다. 특히 상금 순위 30위 밑의 선수 중에서도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이들은 상금에 ‘올인’해야 하는 실정이다.

드림투어(2부) 상황은 이보다 더 열악하다. 지난해 드림투어 19개 대회의 총상금은 18억원. KLPGA 투어 총상금 283억원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금액이다. 이들의 1년 투어 생활에 들어가는 비용은 정규투어 선수들의 절반인 약 7000만원 수준. 지난해 드림투어 상금 랭킹 4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외 140여 명의 선수들은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투어 생활을 한다. 정규투어에 올라가겠다는 목표 하나 때문이다. 올해는 대회 타이틀 스폰서도 아직 다 구하지 못해 선수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
LPGA 투어는 국내에서 들이는 비용의 2배 이상를 지출한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LPGA 투어 최정상급 선수는 한 대회당 5000 달러(약 660만원) 정도를 지출 비용으로 삼는다. 선수 본인과 캐디, 가족 한 명의 항공, 렌트, 숙박, 식사 등을 고려하면 1주일에 이 정도 금액을 쓴다는 것이다. 여기에 개인 매니저, 트레이너, 물리 치료사, 코치 등의 인건비와 이동 거리, 지역에 따른 숙박, 항공료도 천차만별. 보통 1년에 최대 28경기를 뛴다고 가정한다면 3억원 정도의 경비를 지출하는 셈이다.

지난해에만 LPGA 투어에서 뛴 24명의 한국 선수 중 본전도 찾지 못한 선수가 10명이나 된다. 꿈 하나만으로 미국 투어에 뛰어들기 쉽지 않은 이유다.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데다 투자 비용이 커 선뜻 빅 투어에 도전하지 못하는 것이다.

후원 기업의 ‘성향’도 선수의 해외 투어 진출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 선수들에게는 상금 외 스폰서의 후원금이 주 수입원이다. 문제는 내수시장을 선호하는 기업의 경우다. 이들 기업은 해외 투어에 진출하려는 선수를 후원하지 않는다. 기업 노출 빈도가 떨어지고 해외 홍보가 굳이 필요하지 않아서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KLPGA 투어에서 LPGA 퀄리파잉 시리즈를 본다고 했던 선수가 여럿 있었다. 그러나 결국 유해란 혼자 출전했던 것이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히려 국내 유망주를 후원하는 것이 비용이 적게 들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최근에 국내 선수 및 국내 투어에 후원하는 기업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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