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소비 급증..과세당국 `속탄다`

낮은 세율 막걸리 소비급증, 맥주는 감소세
대기업 참여 맥주·소주업계는 "막걸리 세율 높여야"
재정부 "서민주 성격, 세율 올리기 힘들어"
  • 등록 2010-08-15 오전 9:00:00

    수정 2010-08-15 오전 9:00:00

[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웰빙 바람을 타고 막걸리 소비가 크게 늘면서, 과세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막걸리 소비는 갈수록 늘고 있는 반면 세율이 높은 소주나 맥주 소비는 줄면서 올해 걷혀야 할 술 관련 세금이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올 1분기 막걸리 소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4만4000㎘)보다 2배 이상 늘어난 9만㎘에 달했다. 따라서 막걸리의 주류시장 점유율은 최근 5년간 5%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7.8%로 급등했고, 올 1분기에는 약 12%에 달할 것으로 과세 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올해 막걸리 시장 규모는 5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2012년에는 1조 원 대까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맥주의 올 1분기 주류시장 점유율은 52.9%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1%보다 7.2% 포인트나 감소했다. 그나마 서민주의 대표격인 소주는 지난 1분기 27.9%에서 올 1분기에 30.5%로 상승했다.

문제는 이 같은 주류시장의 변화가 과세 당국이 거두는 주세 수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실제 국세청은 지난 5월 말까지 술 관련 주세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0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연말쯤 되면 그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지는 데는 맥주나 소주, 막걸리에 붙는 주세율 차이 때문이다.

현재 소주나 맥주의 주세율은 세계무역기구(WTO) 권고안에 따라 출고원가의 72%로 돼 있다. 반면 탁주인 막걸리의 주세율은 5%로 소주나 맥주에 비해 턱없이 낮다.

이런 이유로 일부 전문가와 맥주·소주업계는 막걸리도 엄연한 술이고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규제 대상인 주류인 점, 그리고 무엇보다 대기업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막걸리가 더 이상 서민주로서 의미가 퇴색한 점을 들어 이제는 주세율을 높여 세수 확보를 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막걸리의 인기에 힘입어 시장을 선점한 기업들은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막걸리 유통기간을 연장해 획기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국순당(043650)은 올 2분기 매출액이 260억8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3.3% 늘었고, 영업이익은 70억6000만원으로 1622.5% 급증하는 기록을 세웠다.

대기업들도 너도 나도 막걸리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농심은 막걸리 사업을 위해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특정주류도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한편 중형 규모의 막걸리 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오리온은 관계사인 미디어플렉스가 5월 참살이탁주 지분 60%를 50억원에 인수하면서 막걸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 외에도 롯데주류는 국내 막걸리 시장 1위 서울탁주와 손을 잡고 막걸리 수출에 나설 계획이며, 샘표식품과 CJ제일제당(097950)도 막걸리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맥주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막걸리 생산 시장에 국순당을 비롯해 대기업들이 뛰어든 상태여서, 타 주류산업과 비교해 낮은 주세율을 적용할 이유가 없다"며 "이제는 막걸리에 대한 주세율을 높여 주류시장의 조세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막걸리의 특성을 고려해 그동안 낮은 세율을 적용해 왔는데 갑자기 세율을 올리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막걸리에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서민주라는 인식이 아직도 깔려 있고, 증류수에 비해 높은 비싼 생산원가 등이 이유"라며 "막걸 리가 잘 팔린다고 해서 갑자기 세율을 올리면 조세저항만 커지는 만큼 당분간 막걸리 세율인상은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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