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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사라진 MBC
MBC 대표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을 포함해 ‘나혼자 산다’·‘라디오스타’·‘복면가왕’ 등 대부분 예능 프로그램은 지난 4일부터 스페셜 편으로 대체 편성됐다. 음악 프로그램인 ‘쇼!음악중심’도 3주째 결방이다.
시청률은 반토막 났다. 시간대는 유지되지만 스페셜은 기존 방송을 재편집한 수준이다. ‘무한도전-스페셜’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9일 4.6%, 16일 3.6%, 23일 4.8% 시청률을 기록했다. 파업 전 9~11%대 시청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광고 단가는 평소 보다 20% 정도 깎여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방송사 자존심인 ‘MBC 뉴스데스크’는 종전보다 10분 줄어들어 들었다. ‘PD수첩’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수 주째 결방, ‘강타의 별이 빛나는 밤에’·‘굿모닝FM 노홍철입니다’ 등 간판 라디오 프로그램은 DJ 없이 음악방송으로 대체됐다.
수목 미니시리즈 ‘병원선’, 주말극 ‘도둑놈, 도둑님’, ‘밥상 차리는 남자’ 등 드라마는 유일하게 정상 방송 중이다. 일일극 ‘돌아온 복단지’가 이달 초 2주 동안 결방됐지만 파업과 무관한 이유였다. 지난 11일부터 방송을 재개했다.
이번주부터 드라마도 불투명하다. 19일 종영한 ‘왕은 사랑한다’ 후속으로 25일 첫 방송 예정이었던 MBC 새 월화 미니시리즈 ‘20세기 소년소녀’는 방영이 잠정 연기됐다. 해당 시간대에는 올초 방송한 단막극 ‘생동성 연애’가 대체 편성됐다.
‘20세기 소년소녀’는 지난 4일 총파업 시작과 함께 촬영을 중단했다 약 2주 만인 지난 16일 촬영을 재개했다. 7월부터 촬영을 시작해 기촬영 분도 확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총파업 중이란 점을 고려해 방송 일정을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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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시작일 녹화 예정이었던 ‘아이돌 육상선수권 대회’(이하 ‘아육대’)가 대표적이다. 2010년부터 매해 명절마다 방송된 ‘아육대’는 올해 새 종목으로 볼링을 준비했다. 사측은 대체인력을 투입해 강행을 시도했지만 결국 녹화는 취소됐다.
예능국은 인문학 예능 제작도 추진했다. 한동안 방송 활동이 뜸했던 여배우 등으로 멤버를 구성하고, 장소 섭외까지 마쳤다. 9월 초 이탈리아로 출국 예정이었지만, 파업과 시기가 맞물리면서 제작이 무산됐다.
파업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연말 시상식도 우려된다. MBC는 매년 연말 ‘연기대상’, ‘방송연예대상’, ‘가요대제전’ 등 시상식을 마련했다. 2~3개월 전부터 TF팀이 구성되지만, 간부들까지 보직 사퇴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MBC 관계자는 “이번 파업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동시에 준비한 프로그램을 시청자에게 선보일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고 속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