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마다 차환’…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유동성 위험 관리 어떻게?

산단조성비 마련 대출금, 2026년 12월 만기
국민·산업·기업·하나은행 참여…교보생명도
유동화증권, 내년 6월까지 매 3개월 '차환'
1.5조 PF대출 상환할 현금흐름 불확실성도
농협은행 매입보장…유동성·신용위험 '통제'
  • 등록 2023-06-28 오전 6:32:57

    수정 2023-06-28 오전 11:08:22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K반도체 벨트가 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오는 2026년 준공 전까지 ‘유동성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조원대 규모의 산업단지 조성비 마련을 위해 받은 대출금이 오는 2026년 12월 10일 만기인 반면 이를 기초로 발행한 유동화증권은 내년 6월 10일까지 매 3개월 단위로 차환 발행돼서다.

대출채권을 제때 상환하려면 해당 사업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에도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불확실성도 있다. 다만 이같은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NH농협은행이 해당 유동화증권에 대한 매입을 보장하고 신용공여를 제공한다.

산단조성비 마련 대출금, 2026년 12월 만기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특수목적회사(SPC) 엔에이치용인이 발행한 1000억원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은 내년 6월 10일 만기가 다가온다.

이 유동화증권의 기초자산은 엔에이치용인이 차주(자금을 빌리는 사람) ‘용인일반산업단지’에 대해 보유한 1000억원 한도 트랜치A-1 PF 대출채권이다. 최초 대출실행일은 지난 2021년 12월 10일이며, 대출채권 만기는 오는 2026년 12월 10일이다.

(자료=감사보고서)
용인일반산업단지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을 맡은 시행자다. 산업단지의 조성 및 분양을 목적으로 지난 2018년 4월 17일 설립됐다.

주요 주주 중 SK에코플랜트 지분율이 작년 말 기준 33%로 가장 높다. 이어 △용인도시공사 20% △교보증권 8.4% △한국투자증권 8.4% △코리아에셋투자증권 8.4% △리딩투자증권 8.4% △SK증권 8.4% △삼원산업개발 3.0% △에스종합개발 2.0%이 주주로 참여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고당리, 독성리, 죽능리 일원 415만6135㎡(약 126만평)에 50개 이상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업체가 모인 클러스터를 만드는 사업이다. SK하이닉스가 총 120조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지난 3월 첫 삽을 떴다.

반도체 4개 팹(Fab) 신설로 △월 최대 80만장에 이르는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50개 이상 협력업체가 입주하는 상생형 클러스터를 조성하며 △스마트산단 적용 및 창업활성화 등 혁신활동을 지원한다.

(자료=용인시청, 산업통상자원부)
시공은 SK에코플랜트와 삼원산업개발이 맡는다. SK에코플랜트는 내년 1월 1일 이후로서 SK하이닉스가 지정하는 날까지 팹(Fab) 1단계 부지에 대한 토지사용 승낙 및 부지 인도 절차가 완료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대출실행일로부터 58개월(4년 10개월)이 되는 시점까지 이 사업에 대한 준공인가를 받아야 하는 책임준공 의무를 진다.

국민·산업·기업·하나은행 참여…교보생명도

용인시청에 따르면 산업단지 조성에 드는 사업비는 약 3조4895억원(단지 외 기반시설 제외) 규모다. 개발기간은 2021년 3월 29일~2026년 12월 31일까지다. 산단조성비의 약 43%인 1조5000억원은 대출로 마련됐다.

앞서 용인일반산업단지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사업’ 관련 지난 2021년 12월 6일 대주단과 총 1조5000억원 한도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이자를 매 3개월마다 지급해야 하며, 대출 기간은 60개월(5년)이다.

트랜치별 대출 한도는 △트랜치A-1 1조2000억원 △트랜치A-2 1000억원 △트랜치A-3 1500억원 △트랜치A-4 500억원이다. 상환 및 담보 순위는 동순위(선·후순위 없이 동일한 순위)다. 기관별 대출조건은 변동금리, 고정금리로 나뉜다.

변동금리 조건인 경우 대출약정액 및 적용이자율은 △KB국민은행 4000억원, 기준금리+연 2.05%(가산금리) △KDB산업은행 4000억원, 기준금리+연 2.05% △IBK기업은행 2000억원, 기준금리+연 2.05% △하나은행 1000억원 기준금리+연 2.05% △엔에이치용인 1000억원 기준금리+연 2.05% △교보생명보험 500억원, 기준금리+연 2.05%다.

이 때 기준금리로 활용된 수치는 매 이자율결정일 기준 금융투자협회(KOFIA) 홈페이지에 고시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의 최종호가수익률을 말한다. 변동금리 조건의 장기차입금 금리는 작년 말 기준 6.08%다.

(자료=감사보고서)
반면 고정금리 조건인 대출약정액 및 적용이자율은 △교보생명보험 1500억원, 연 3.15% △KB손해보험 1000억원, 연 3.15%다.

차주는 이자를 매 3개월마다 지급하며, 최초 대출실행일로부터 60개월(5년)이 지난 달의 최초 대출실행일에 대출금 전액을 각 대주에게 상환해야 한다.

유동화증권, 내년 6월까지 매 3개월 ‘차환’

엔에이치용인은 유동화증권을 발행해서 조달한 자금을 용인일반산업단지에 대출해주기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다. 엔에이치용인이 보유한 PF대출채권은 트랜치A-1에 해당한다.

엔에이치용인은 제1회 ABCP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133억원을 용인일반산업단지에 대출해줬다. 또한 이를 기초로 발행한도 1000억원 내에서 내년 6월까지 유동화증권(PF ABCP)을 차환발행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이 거래의 주관회사이자 업무수탁자, 자산관리자다. 법률자문은 법무법인 퍼스트가 맡았다.

해당 유동화증권은 만기 불일치에 따른 ‘유동성 위험’이 존재한다. 엔에이치용인이 보유한 1000억원 한도 트랜치A-1 PF 대출채권이 오는 2026년 12월 10일 만기인 반면 이를 기초로 발행한 유동화증권은 내년 6월 10일까지 매 3개월 단위로 차환 발행돼서다.

유동화증권 차환발행 관련 유동성 위험은 각 회차별 유동화증권이 발행 당일 모두 판매되지 못해서 기존에 발행한 유동화증권을 상환하지 못하는 위험이다.

또한 유동화자산(대출채권)의 신용위험도 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PF사업 관련 자금조달에서 차주는 해당 사업으로부터 발생하는 현금흐름으로 상환재원을 확보한다.

즉 대출채권을 제때 상환하려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해당 사업의 진행단계, 사업성과 등에 따라 유동화자산의 회수가능성이 달라지게 된다.

그런데 이 사업의 경우 대출채권 만기가 사업의 예상 종료시점보다 먼저 도래한다. 예컨대 엔에이치용인의 PF 대출채권 만기(2026년 12월 10일)는 사업의 예상 종료시점(2026년 12월 31일)보다 앞선다. 사업이 지연될수록 자금압박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이같은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농협은행이 유동화증권 매입보장 및 신용공여를 맡고 있다.

농협은행은 차환발행된 유동화증권 중 발행 당일 팔리지 않아서 대금이 납입되지 않은 경우 해당 유동화증권에 대해 매입을 보장한다. 또한 농협은행은 유동화증권 상환재원이 부족한 경우 유동화증권의 차환발행을 중단하고, 유동화증권 상환을 위해 엔에이치용인에 신용공여를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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