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의 고수들] [1] 3점슛, 처음 던져 들어가면 그날은 '슛 발' 받는 날

문경은, 통산 최다 1위… 올 시즌 선두는 김효범

이충희, 100개 연속… 들어가야 연습 마쳐

  • 등록 2009-12-24 오전 8:05:54

    수정 2009-12-24 오전 8:05:54

[조선일보 제공] '고수(高手)'는 코트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3점슛·덩크슛·어시스트 같은 화려한 공격은 물론 블록슛·리바운드·가로채기 등 짜릿한 수비에 도 도가 통한 농구 전문가들이 즐비하다. 공·수 각 분야의 기록을 통해 농구의 숨은 묘미를 살펴보면 반환점을 돌아 한창 열기를 더해가는 2009~ 2010시즌 프로농구를 좀 더 즐길 수 있다.

3점슛은 '24초 공격 제한시간'과 더불어 농구 경기의 흐름을 혁신적으로 바꿔 놓았다. 농구의 본토인 미국에선 1930년대부터 3점슛 제도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1940년대 들어 미국 대학 경기에서 시험되기 시작했다. NBA(미 프로농구)에서 1979~ 1980시즌 3점슛을 처음 도입하자 FIBA(국제농구연맹)도 1985년부터 이를 적용했다. 한국 역시 1985년부터 이 제도를 채택했다. 3점슛의 가장 큰 매력은 폭발력이다. 몇 방만 연속으로 터뜨리면 분위기가 금세 달라진다. 유능한 3점 슈터를 보유한 팀은 그만큼 작전 운용의 폭이 넓어진다.

■ 3점슛에도 '영양가'가 있다

통산 최다 3점슛 1위를 달리는 프로 13년차 문경은(SK)은 전성기를 지나긴 했어도 꼭 필요한 순간 한 방을 터뜨리는 감각은 KBL(한국농구연맹) 첫손으로 꼽힌다. NBA의 전설적 3점 슈터였던 레지 밀러와 비교된다. 밀러는 인디애나 페이서스 시절 막판 3점슛 몰아치기를 잘했다. 그래서 4쿼터는 '밀러 타임'으로 불릴 정도였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퇴)은 집중 수비를 받느라 통산 3점슛 성공률이 32.7%로 낮은 편이었지만 어려운 3점슛을 숱하게 넣었다. 2000년대 최고 스타로 꼽히는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도 위기 때마다 해결사로 나선다.

KBL은 올 시즌 국제 흐름에 발맞춰 3점슛 라인을 6m25에서 6m75(NBA는 7m24)로 늘렸다. 이 탓에 3점슛 성공률은 예년보다 약간 떨어졌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슛 거리가 긴 방성윤(SK)·김효범(모비스)·이규섭(삼성) 등은 수비수가 붙건 말건 장거리 포를 마음대로 쏘아댄다.

■ 재능과 시간, 땀의 결정체

재능만으론 뛰어난 3점 슈터가 될 수 없다. 신동파, 이충희, 고(故) 김현준씨 등 한국 농구 '슛 도사'의 계보를 잇는 인물들도 많은 시간과 땀을 투자했다. 이충희 전 오리온스 감독이 3점슛 100개를 연속으로 꽂아야 연습을 마쳤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3점슛을 던지는 폼은 조금씩 다르다. 역대 최다 3점슛 2위인 우지원(모비스)은 어린 시절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오른팔이 약간 틀어졌는데, 자신의 슈팅 메커니즘에 맞게 자세를 고쳤다. 날아가는 공이 이루는 각도는 45도가 이상적이지만 KCC 허재 감독처럼 빠르고 낮은 포물선을 그린 슈터들도 있었다. 손목 스냅을 이용해 공을 챌 때의 느낌 역시 중요하다. 이번 시즌 최다 3점슛 부문 선두인 김효범(모비스) 등 대부분의 슈터는 "첫 3점슛이 깨끗하게 들어가면 그날은 '슛 발' 받는 날"이라고 말한다.

숨은 '3점 스페셜리스트'들

이번 시즌 한 경기 평균 팀 3점슛 성공 선두인 KT(7.11개)는 주로 '받아먹기' 3점슛 작전을 쓴다. 전창진 감독은 선수들에게 빠르게 공을 돌려 수비를 따돌리고 나서 오픈 찬스가 나야만 3점슛을 던지도록 지시하고 있다. 이를 '받아먹기'라고 부른다. 걸출한 슛쟁이가 없는 단점을 극복하고 슛의 확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각 팀엔 간판급 슈터 외에도 상대 수비의 빈틈을 찌를 수 있는 '히든 슈터'들이 있다. 경기당 평균 15분쯤을 뛰는 KCC의 이동준은 코트에 섰다 하면 거의 3점만 노리다시피 한다. 올 시즌 3점슛을 77개 던져 33개를 넣었지만 2점슛은 19개(7개 성공)만 시도했다. KT&G에선 김종학이 그렇다. 3점슛 성공률이 46.7%로 리그 선두인데, 2점슛은 41.9%로 오히려 정확도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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