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홍수 속 신선함 전한 '싱어게인' 무엇이 달랐나

'트롯' 열기 속 '종합 오디션' 등장
'재야의 고수' 발굴
'경쟁' 대신 '응원' 내세운 신개념 오디션
  • 등록 2021-02-07 오전 9:10:35

    수정 2021-02-07 오전 9:10:35

‘싱어게인’ 포스터(사진=JTBC)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싱어게인’이 해냈다. 익숙한 오디션 프로그램 속에서도 새로움과 신선함을 더해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싱어게인’ 열풍을 만들어냈다.

지난해 11월 16일 첫 방송된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은 3.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시청률로 시작해 10.1%까지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시청률뿐만 아니라 ‘싱어게인’에 출연한 가수들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는 등 화제성까지 지녔다.

꾸준히, 숱하게 등장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속에서도 기시감 없이 차별화에 성공한 ‘싱어게인’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주철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2일 이데일리에 “‘싱어게인’은 오디션에 참가하는 가수들, 심사위원 모두 잘 뽑았다. 오디션에 등장하는 곡들도 잘 선곡했다”면서 “결국 선(選)으로 승부를 본 것”이라고 짚었다.

‘트롯’ 과열 속 등장한 ‘힐링 예능’

TV조선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의 성공으로 방송가에서 트롯에 대한 열기가 뜨거워지고, 시청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진 가운데 등장한 ‘싱어게인’은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아이돌, 트롯, 가수 지망생 등 오디션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재야의 실력자’, ‘비운의 가수’ 등 ‘한번 더’ 기회가 필요한 가수가 대중 앞에 다시 설 수 있도록 무대를 마련해준다는 포맷은 익숙함 속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도 “최근 아이돌, 트롯 등의 오디션 예능은 많았지만 ‘종합 오디션’이 안 보였다. 사람들이 ‘종합 오디션’이라는 것 자체에 관심을 가질 만한 때에 등장한 것이 ‘싱어게인’”이라며 “주류 장르에 치중한, 획일화된 장르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가 담겨있는 만큼 더 좋은 음악이 많이 나오고 폭넓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디션 급 높인 ‘실력파 참가자’


‘싱어게인’ 인기의 가장 큰 요인은 시청자들이 주목할 수밖에 없는 실력파 가수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의 실력이 프로그램의 완성도로 평가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싱어게인’은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앨범을 내거나 활동을 한 적이 있는 가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지망생’이 도전하는 오디션 예능보다 실력을 갖춘 참가자들이 등장하고 있고,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은 만큼 더 폭 넓은 무대가 등장하고 있다. 이런 점이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들의 호감도를 높이는 비결이다.

예를 들어 29호 가수 정홍일은 정통 헤비메탈 가수인 만큼 매 무대마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지난 1일 방송된 세미 파이널 무대에서는 ‘마리아’를 선곡해 역대급 무대를 완성했다. 심사위원들은 “얻어 맞은 것 같다”는 극찬을 했다. 30호 이승윤은 ‘장르가 30호’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개성 강한 무대가 인상적인 참가자였다. 박진영의 ‘허니’, 산울림의 ‘내 마음의 주단을 깔고’, 알라리깡숑 ‘게인주의’ 등의 무대를 독창적으로 소화하며 자신의 색깔을 명확히 했다. 이효리의 ‘치티치티뱅뱅’ 무대에서는 심사위원을 대혼란에 빠뜨리는 과감함까지 보이며 눈도장을 찍었다.

63호 이무진도 한영애의 ‘누구없소’로 올 어게인을 받은 강력한 우승 후보다. 훌륭한 기타 연주와 매력적인 보이스를 갖춘 이무진은 이문세의 ‘휘파람’, 신해철의 ‘연극 속에서’, 봄여름가을겨울 ‘어떤 이의 꿈’, 조용필의 ‘꿈’ 등 시대를 초월한 곡을 완성도 높게 소화하며 팬덤을 넓히고 있다.

실력 있는 가수들이 출연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이어서 시청자들의 피로감도 없다. ‘싱어게인’을 즐겨 본다는 직장인 류봄(31) 씨는 오디션 참가 대상 때문에 신선함을 느꼈다며 “그동안 봐온 가수들이 아닌, 잘 모르는 가수들이 나오는데 또 웬만한 가수들보다 실력이 좋다”면서 “참가자들의 실력이 출중하지 않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잘 안 보게 되는데 ‘싱어게인’은 모두 실력자들이라 모든 무대에 집중해 보게 된다”고 밝혔다.

주 교수는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사람은 신선하면서도 실력자”라면서 “‘싱어게인’에는 실력을 갖춘, 준비된, 매력 있는 사람들이 나왔고 좋은 곡을 선곡해 무대를 꾸미고 있다. 잘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경쟁’·‘생존’ 사라진 신개념 오디션


‘싱어게인’이 다른 오디션 예능과 다른 점은 ‘경쟁’을 강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출연하는 ‘무명 가수’들이 유명해지길 바란다는 제작진의 기획 의도처럼 ‘경쟁’, ‘생존’이라는 키워드를 빼고 ‘응원’, ‘위로’를 내세워 시청자들이 불편함 없이 시청할 수 있게 제작하고 있다.

제작진은 참가 가수들이 빛날 수 있게 여러 방법을 모색했다. 오히려 이름 대신 번호를 붙여 시청자들이 직접 궁금해하고 찾아볼 수 있게 ‘번호제’를 도입했다. 제작진의 전략은 통했다. 첫방송 이후부터 ‘싱어게인’에 도전한 가수들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있고 그로 인해 가수의 이름도 인식됐다.

‘경쟁’보다 ‘응원’에 포커스를 맞춘 만큼 심사위원들의 구성과 심사도 다르다. 이선희, 유희열, 김종진, 김이나, 규현, 송민호, 선미, 이해리 등 다양한 장르, 다양한 스타일의 심사위원을 섭외해 폭넓은 시각의 심사를 들을 수 있게 했다. 심사도 부족한 점, 아쉬운 점보다는 보완하면 좋을 포인트, 장점 등을 부각해 응원을 더하고 있다. 무대에 만족을 하지 못한 가수에게도 “괜찮다”, “나는 좋았다”는 말을 더해주며 위로를 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참가자들이 데뷔를 한 가수인 만큼 심사위원은 ‘심사자’, ‘참가자’라는 명확한 기준을 나누기 보다는 가요계 선후배로 존중을 하고 응원을 하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과 냉정한 평가보다 이런 위로들이 오히려 시청자들에게도 따뜻하게 전달되고 있다.

하 평론가는 “‘싱어게인’은 데뷔한 가수들이 참가를 하는 만큼 소외 받았던 사람들이 주목을 받는다는 감동적, 인간적인 스토리가 있다”면서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라 황폐해져 있는데 ‘싱어게인’이 음악의 감동을 전달하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라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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