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플방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제발 부탁드린다"

'文대통령 백신 1호 접종' 정쟁에 백신 전문가 쓴소리
접종 첫날, 언론과 정치권에 당부도
“전쟁 중인 요양시설…고통 줄일 방법은 백신 뿐”
  • 등록 2021-02-28 오전 12:01:05

    수정 2021-02-28 오전 12:01:0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제발 부탁드린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예방접종 첫날인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많은 분들이 백신 접종 이후 일어날 수 있는 위험에 대해서 내게 물으면 두 가지를 지적한다”며 ‘언론’과 ‘정치권의 악이용’을 꼽았다.

이 교수는 “작년 독감 백신 때도 있었던 것처럼 예상치 못한 인과관계가 분명치 않은 이상 반응에 대해 언론의 선정 보도나 정치권의 악용이 일어나면 순탄한 접종에 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백신 이상 반응에 대한 보도는 선정적인 제목을 달면 안 되며 인과관계가 확인될 때까지 유보적 태도의 보도가 되어야 한다”며 “백신 전문가의 의견을 반드시 인용해야 하고 정치인의 비과학적 언급을 따옴표 처리해 언급하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같은 주의사항을 전하면서 “제발 부탁드린다”고 간곡하게 당부했다.

이에 앞서 이 교수는 여야가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19 백신 1호 접종’을 두고 공방을 벌이자 “양쪽 다 가만히 있어주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방문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함께 재활시설 종사자인 김윤태 의사(푸르메 넥슨어린이 재활병원)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받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이 교수와 입장은 다르지 않다

엄 교수도 자신의 는 페이스북에 “백신 접종 우선순위에 대한 새로운 또는 추가 요구로 백신 접종 일정을 흔들지 마라”라며 “접종 계획과 진행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의원의 ‘따옴표’

정치권의 ‘1호 접종’ 공방은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의 “문재인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먼저 맞아야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을 없앨 수 있다”는 주장에서 비롯됐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처음 확보한 백신의 대부분이 고령층 임상시험이 안된 AZ 제품이라 접종 순서가 갑자기 바뀌었다”며 “일부 의료진이 접종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 전 의원은 “뉴스에 나온 요양병원의 한 간호사는 접종을 강요하면 사표를 내겠다고 한다”며 근거를 제시했다.

그러나 유 전 의원 말 그대로 접종 거부 움직임은 일부 의료진에 한해서였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 (사진=연합뉴스)
유 전 의원이 언급한 ‘뉴스’가 보도된 날 다른 매체에서는 “의료진뿐만 아니라 요양병원 고령층 10명 중 9명이 AZ 백신이라도 맞겠다”는 반응을 전했다.

지난 18일 MBC 라디오에 출연한 180병상, 현재 입원환자 130여 명 규모의 선한빛요양병원 김기주 병원장의 발언이었다.

김 원장은 요양보호사나 의료진, 보건 종사자의 반응에 대해 “본인의 예방뿐만 아니라 원내 감염예방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실제 우리 병원에서 일하는 분 중 임신했거나 이전에 백신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때문에 백신에 대한 비적응증이 있는 분들 제외하고 모두 맞기로 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Z 백신 3상 연구 결과에 70세 이상 환자가 200명에 불과해 고연령층 유효성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점은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영국에서도 화이자, 모더나 백신뿐만 아니라 AZ 백신을 고연령층에서도 제한 없이 사용하고 있고 중간 결과이지만 감염자 수가 감소하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쟁 중인 요양시설…고통 줄일 방법은 백신 뿐”

김 원장뿐만 아니라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장기요양시설 종사자 접종에 앞서 삶의 마지막을 함께 보내드리는 분들에게 드리는 글”이라며 호소에 가까운 글을 올렸다.

정 교수는 “지금 장기요양시설은 1년간 처절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근무자는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를 강제하고 있다. 출·퇴근 이외의 사회생활은 거의 없어졌다시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무엇보다 가장 큰 고통은 환자들이 받고 있다. 요양병원과 요양원은 오랫동안 사회를 애써 오신 분들이 삶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시설로, 가족과 사회와의 교류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임종마저도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는 이 상황은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이제 이런 고통을 줄일 방법이 생겼는데 그게 바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가 집중되는 장기요양시설에 대한 보호가 이뤄진다면 중환자로 인한 병상 수요를 줄이고 사망으로 인한 피해를 막아 우리 사회가 좀 더 코로나19에 잘 버틸 수 있게 된다”는 등의 이유도 덧붙였다.

지난 19일 포털사이트 다음에 노출된 한국일보의 ‘유승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文 대통령이 먼저 맞아 불신 없애야”’ 기사에 달린 추천 댓글 중 하나
정 교수는 “백신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많은 논쟁은 백신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하며 “과학적인 근거와 전 세계에서 먼저 시행된 접종 자료를 보면 백신이 매우 안전함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AZ 백신이 다른 백신에 비해 효과가 떨어진다는 인식에 대해서도 “백신의 효과는 단순히 임상시험에서 제시하는 %가 전부는 아니다”라며 “백신의 유증상 감염을 막아주는 효과 이외에도 사망과 입원을 막아주는 기능, 감염자에 의한 전파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어차피 백신 접종이 이번 2회로 끝날 가능성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 기존 백신의 효과가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어 업데이트 된 백신을 최소한 1번 이상 더 접종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지금 쓸 수 있는 백신이 가장 효과적인 백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