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신원 밝혀 가족 품으로…'뼈'의 매력에 푹

발굴하는 직업
진주현|212쪽|마음산책
  • 등록 2024-03-06 오전 12:05:00

    수정 2024-03-06 오전 12:05: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발굴하는 직업’은 법의인류학자(法醫人類學者) 진주현의 신작 산문집이다. 저자는 2015년 출간한 ‘뼈가 들려준 이야기’를 통해 생태학자 최재천으로부터 “뼈 하나로 이처럼 훌륭하게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엮어낼 수 있다니 놀랍다”는 평을 받았다. 이번 책은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와 실종자 확인 기관에서 근무하며 신원 미상의 유해를 발굴하고 분석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했다. 형질인류학 수업을 들은 뒤 뼈의 매력에 빠졌다. 고된 유학 생활 동안 인류학을 공부했고, 때마침 기회가 닿아 미국 국방부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사람의 뼈를 감식하고 신원을 밝혀내는 일은 즐거움과 보람이었다. 유가족으로부터 진심 어린 감사의 말을 들을 때는 자신의 직업이 타인의 상실감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자부심이 생기기도 했다.

물론 힘든 순간도 있다. 백인 남성이 다수인 미군 사이에서 한국인 여성으로 홀로 일하기 때문이다. 인종차별 섞인 발언을 들을 때도 있었다. 알아듣기 힘든 군대 용어와 군인 특유의 투박한 화법을 눈치껏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의 어려움도 있다. 미국 연방정부에 유급 육아휴직이 없던 시절, 저자는 아이를 출산한 뒤 한 달 만에 복직해야 했다. 베이비시터가 갑자기 결근해 6개월 된 아기를 데리고 중요한 회의에 참석한 일도 있었다.

저자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특별한 직업을 가졌다. 그러나 누구나 겪을 법한 삶의 고충과 애환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모든 것이 차곡차곡 쌓여 현재의 나를 이루었다. 앞으로도 나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별 계획 없이 그때그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 것이다”라고 말한다. 어떤 일이든 맡은 바에 충실하며 열심히 살아가자는 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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