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아시아 첨단산업, 재고누적으로 가슴앓이-BW

  • 등록 2001-02-24 오전 9:11:31

    수정 2001-02-24 오전 9:11:31

미국의 경제 주간지인 비즈니스위크는 최근호에서 아시아 기술관련 업체들의 가슴앓이가 심하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비즈니스위크는 미국 첨단산업의 경우, 감원과 예상에 못미치는 실적, 공장폐쇄 등 상황은 좋지 못하지만 급속도로 늘어나던 재고 물량이 줄어들고 있고 생산을 조정함으로써 재고를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을 주요 대상으로 삼고 있는 아시아 지역은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미국 고객들이 주문량을 줄이면서 아시아 지역 첨단 업체들의 재고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이로 인해 미국의 업체들보다 더 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위크는 아시아 제조 업체들은 미국의 수요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이 같은 사태를 야기시켰다고 전했다. CSFB의 애널리스트인 커크 양은 "아시아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주문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연말로 접어들면서 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했고 주문업체들의 주문취소는 이를 막기에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먹이사슬의 마지막에 있는 아시아 제조업체들의 재고량은 급속히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재고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 일본의 대형 가전제품 업체는 물론, 서울과 대만의 중형업체들이 모두 재고물량으로 고전하고 있다. 후지쯔의 시라이 가즈나리 부사장은 "미국 경기 둔화의 여파는 모든 부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것은 완성품을 만드는 제조업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위크는 과잉생산의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는 한국의 충격은 더 크다고 밝혔다. 한국의 12월 컴퓨터 재고량은 17.9%로 급증했으며 칩, 이동전화 등은 지난해 수준의 50%를 넘어섰다. 서킷보드 제조업체인 대덕전자는 1월 매출량이 지난 6개월 평균에서 30%가량 하락했다고 밝혔다. 일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2월 IT관련 제품의 재고율은 지난해의 30%를 넘어섰고 TDK는 초과 하드드라이브를 처리하는데 드는 비용으로 순이익이 17%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NEC도 같은 이유로 영업이익이 24% 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올해가 고전하고 있는 아시아 기술업체들에게는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우려감도 표시했다. 지난 몇 년간 미국 기업들은 컴퓨터 네트워킹과 인터넷 망을 이용해 수요를 예측하는 것을 향상시켜왔지만 아시아 지역은 이것이 보편화 돼 있지 못하다 것이다. 또한 반도체 같이 아시아 지역에 특화된 제품들은 3개월 전에 주문을 받는데 이 때문에 제조과정을 신속하게 조정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한가지 좋지 않은 요인은 미국도 자사의 재고를 먼저 조정하지 대만과 중국과 같은 공급 업체들을 먼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도 쌓이는 재고로 고전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아시아 제조업체들은 이 같은 둔화추세를 다른 업체들보다 잘 견뎌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살로먼스미스바니는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수익이 24%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전자 시스템을 이용해 재고를 줄여 왔기 때문에 현대전자 만큼 고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IT산업의 재고문제는 여전히 일본과 한국, 대만이 가장 바라지 않는 것 중에 하나이다. 한국의 경우 지난 경제위기에서 벗어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IT산업의 수출은 미국 경제의 침체로 인해 둔화될 것으로 예상돼,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절반 수준인 4.5%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이 침체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첨단산업의 둔화가 비첨단산업에까지 전이돼 지역경제의 성장률을 깎아 내릴 것이라는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15년만에 처음으로 일본의 1분기 철강생산량이 7.5%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 것이 그 예이다. 비즈니스위크는 한국과 대만, 일본의 정책입안자들이 자신들도 미국처럼 기술중심의 성장을 보여줄 수 있다며 IT부문을 적극지원하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칼 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들은 신경제가 자국에 해가 될 수도 있음을 배우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는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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