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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밴드 FT아일랜드의 이홍기는 지난 6월 개봉한 영화 ‘뜨거운 안녕’에 주연으로 출연했고, 2PM 준호는 3일 개봉한 영화 ‘감시자들’에서 감시반의 실력파 에이스 다람쥐 역할을 맡아 설경구·정우성·한효주 등 충무로의 쟁쟁한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아이돌의 스크린 진출은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팬덤에 기댄 기획영화이거나 소속된 회사에서 제작하는 영화에 무혈입성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효과는 크지 않았다. 영화배우로 인정을 받은 사례도 극히 드물었다. 가수로서의 명성을 믿고 무리하게 큰 역할을 맡았다가 작품이 흥행에서 참패하는가 하면,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영화판에 뛰어들었다가 작품을 망친 이들도 적잖다.
이런 아이돌에 대한 시각을 돌려놓은 사람은 미쓰에이의 수지다. 수지는 지난해 3월 영화 ‘건축학개론’에 어린 서현으로 출연해 첫사랑 신드롬을 몰고 온 동시에 41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서도 성공했다. 지금까지 가장 성공한 ‘영화돌’로 평가받고 있다. 그해 여름에는 신화의 김동완이 ‘연가시’로 450만 관객을 동원하며 안정적인 연기로 ‘영화돌’에 대한 인식을 바꿔놨다. 빅뱅의 탑(최승현)도 성공한 ‘영화돌’ 중 한 명이다. 2010년 전쟁영화 ‘포화속으로’에 주조연으로 참여해 그해 각종 신인상을 휩쓸었고 올 연말에는 주연으로 참여한 영화 ‘동창생’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김수현의 바통을 이어 받아 ‘꽃미남 간첩’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스크린에 이렇듯 연기하는 아이돌이 늘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업계에선 이들의 최대 강점으로 ‘현장 적응력이 뛰어난 참신한 얼굴’이라는 점을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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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아이돌 가수에게 연기는 짧은 생명력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되는데 그중에서도 영화는 연기력을 인정받는 지름길이다.
‘영화돌’은 이렇듯 ‘준비된 신인’을 찾는 영화판의 갈증과 ‘오래도록 활동하고 싶은’ 아이돌 가수들의 바람이 맞아떨어져 생겨난 결과다. 여기에 요즘 아이돌은 연습생 시절부터 노래와 연기를 같이 배우는 경우가 많아 과거처럼 연기력 논란을 빚는 일도 크게 줄었다. 10대 관객을 끌어들이는 데에도 아이돌 스타는 도움이 된다.
가요계에서 ‘영화돌’ 양성에 가장 적극적인 기획사는 JYP엔터테인먼트다. 2008년 원더걸스 소희(‘뜨거운 것이 좋아’)와 2011년 미쓰에이 민(‘카운트다운’)을 앞세워 ‘영화돌’ 실험에 나선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수지로 성공을 맛봤고 올여름 준호라는 될성부른 또 한 명의 ‘영화돌’을 선보이며 영화계에 존재감을 더욱 확실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2PM 멤버 택연과 찬성의 스크린 진출을 잇달아 발표했다. 택연은 영화 ‘결혼전야’에, 찬성은 ‘레드카펫’에 각각 캐스팅돼 촬영을 진행 중이다.
최근 2년간 아이돌 스크린 진출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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