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교포 이민지, 영어 이름 없는 이유는.."발음 쉬워서"

  • 등록 2015-05-20 오전 6:00:00

    수정 2015-05-20 오전 6:00:00

18일 끝난 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이민지가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데상트골프)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지난 18일(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 장내 아나운서가 호명한 우승컵 주인공의 이름은 ‘민지 리’.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는 19세 호주 교포 이민지다.

이민지는 1991년 호주 퍼스로 투자 이민을 간 부모 밑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어려서부터 한글학교를 다녀서인지 우리말을 곧잘 한다. 가장 잘 먹는 음식도 곰탕, 불고기 등 한국 요리다. LPGA 투어 공식 홈페이지 개인정보란에 붙어 있는 호주 국기만 아니면 영락없는 한국의 10대 소녀다.

이민지에게는 그 흔한 영어 이름 하나 없다. 국내 영어회화 학원만 다녀도 하나씩 만드는 게 영어 이름이지만 그에게는 필요치 않았고 딱히 불편함도 없었다. 어머니 이민성(47) 씨는 “민지라는 이름은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쉽다. 굳이 영어 이름을 만들 필요가 없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의 경우는 반대다. 한국에서 태어나 ‘고보경’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불리는 이름은 리디아 고다. LPGA 투어 중계가 보편화 되면서 한국 미디어가 지칭하는 공식 이름 역시 리디아 고다. 이유는 이렇다. ‘보경’이라는 한국식 이름은 외국인에게는 발음하기 어려운 불편한 이름이라는 점 때문이다.

LPGA 투어 멤버인 미셸 위와 크리스티나 김은 또 다르다. 그들은 미국에서 태어나자마자 영어 이름을 얻었고 지금까지 변함없이 사용하고 있다. 물론 위성미, 김초롱 등 한국식 이름도 있다. 하지만 집안에서만 가끔 불릴 뿐이고, 그들 역시 대외적으로는 원하지 않는다.

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케빈 나는 한국에서만큼은 ‘나상욱’으로 불리길 원하지만 미디어가 허락하지 않은 불행한 선수다. 케빈 나는 한국에서 태어났다. 데뷔 초에는 한국 대회에도 많이 참가했고, 한국에 대한 자긍심도 강했다. 당시에는 대부분의 미디어도 ‘나상욱’이라고 썼다. 이후 케빈 나로 굳혀졌다. 성적 때문이 아니다. 한국과의 교류가 뜸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한 백규정(20)은 ‘Q BAEK(큐 백)’이란 이색적인 영문명으로 LPGA 사무국에 등록을 마쳤다. 만약 LPGA 직원에게 ‘규정 백은 어디에 있나?’라고 묻는다면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할 것이다. 백규정의 매니지먼트사인 IB월드와이드 관계자는 “발음이 어려워 바꿔서 등록하게 됐다. ‘큐 백’은 백규정의 이름 가운데 ‘규(KYU)’를 소리나는대로 표시한 것으로 여왕(Queen)이 되겠다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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