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흔적 디지털에 남아..디지털 포렌식은 수사 일등공신"

김영대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인터뷰
"디지털 포렌식은 디지털 사회 필수 수사 기법"
과학 수사 발전은 양날의 검…“윤리 의식 중요”
  • 등록 2016-02-29 오전 5:00:00

    수정 2016-02-29 오전 9:36:40

김영대(53) 대검 과학수사부장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무면허로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낸 아버지가 아들을 대신 운전자로 내세운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른바 ‘운전자 바꿔치기’ 사건이라고 불립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누가 운전을 했는지 어떻게 가려낼까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만난 김영대(53) 대검 과학수사부장은 ‘운전자 바꿔치기’를 해결하는 단서는 ‘휴대전화’라고 했다. 검찰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으로 아버지의 시간대별 이동 동선을 확인하고 사고 직후 아들과 통화한 사실 등을 찾아냈다. 이를 통해 사고 당시 실제로 현장에 있었던 인물이 누구인지를 증명했다.

과학 수사는 검찰 등 수사기관이 부정확한 증인 진술에 의존해온 수사 방식에서 벗어나는 데 기여해 왔다. 이중에서도 디지털 포렌식은 스마트폰 대중화 등 디지털시대를 맞아 새로운 과학수사 기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디지털 포렌식 디지털 사회 필수 수사 기법

디지털 포렌식은 피부와 혈흔 등에서 채취한 DNA로 범인을 찾아내는 DNA 포렌식과 함께 최근 가장 각광받는 과학 수사 방식이다. 우리 수사기관의 과학 수사 기법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

김 과학수사부장은 “디지털 포렌식은 우리 과학 수사 발전에 가장 기여한 분야로 손꼽힌다”며 “특히 사이버해킹 등 첨단 범죄가 발달하면서 디지털포렌식은 없어서는 안될 수사 기법이 됐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직접 사건 사례를 제시하며 디지털포렌식 수사의 활용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 설명했다.

“NDFC는 2013년 조달청 입찰에 참여한 건설업체가 경쟁사 PC를 해킹한 뒤 공사 낙찰가격을 조작하는 프로그램을 깔아 손쉽게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공사를 따낸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디지털 포렌식 수사기법이 없었다면 이런 사건은 범인을 밝혀 낼 수 없었을 겁니다.”

대검 과학수사부가 운영하는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는 과학수사1·2과, 디지털수사과, 사이버수사과로 구성돼 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사회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기존 과학수사 외에 디지털수사과와 사이버수사과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김 부장은 “사람들의 모든 활동 흔적은 디지털에 남아 있다”며 “사이버 수사기술은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 수사 발전은 양날의 검…“윤리 의식 중요”

반면 과학 수사가 발전할수록 개인 정보 보호 등 사생활 침해 논란도 가중된다. 수사 기관이 방대한 디지털 자료 속에서 증거를 찾다가 수사와 상관없는 개인 정보를 수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애플이 테러범의 아이폰 잠금장치 해제 문제로 미국 정부와 갈등을 겪고 있는 이유도 개인정보 보호를 수사정보 제공보다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김 부장도 이런 딜레마에 갇힌 적이 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안에는 개인적인 내용과 범죄에 관련된 내용이 섞여 있기 마련입니다. 어떤 문자가 범죄에 관련된 내용인지 보려면 수만 페이지를 뒤져야 할 때도 있습니다. 개인정보 보호와 수사의 필요성은 늘 부딪힙니다”

첨단 기술을 다루는 만큼 각 수사관의 윤리의식도 중요하다. 과학 수사는 전문적인 분야라 수사관이 틀린 증거를 맞다고 억지를 부리면 재판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과학 수사는 전문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수사관이 마음먹기에 따라서 틀린 증거를 맞다고 할 수도 있어요. 항상 공정성과 객관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검찰과 수사관을 상대로) 1년에 두 차례 정기적으로 윤리 교육을 실시합니다.”

●김영대 대검 과학수사부장 약력

경북 청송 출신인 김 부장검사는 경북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22기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2009년부터 대검 정보통신과장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장 등을 맡아 과학 수사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2년 법무부 형사사법공통시스템운영단장을 맡아 검찰과 경찰, 법원이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형사사법포탈(KICS)를 통합했다. 2013년 대검 과학수사기획관을 지낸 뒤 작년 12월 검사장급인 대검 과학수사부장으로 임명됐다.

●디지털 포렌식이란?

디지털포렌식은 범죄수사에서 사용하는 과학적 증거 수집 및 분석기법의 일종으로 각종 디지털 데이터 및 통화기록, 이메일 접속기록 등의 정보를 수집ㆍ분석해 범행과 관련된 증거를 확보하는 수사기법을 말한다.

현대인들의 생활이 디지털 기기와 워낙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개인에 대한 기록이 디지털 정보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 범죄수사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검찰은 디지털포렌식 수사를 수사에 활용하기 위해 지난 2008년 10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디지털포렌식센터(DFC : digital forensic center)를 열고 이 기법을 수사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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