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5년내 대만 침공 가능성 높아져…한미일 공조 중요성 더 커졌다"

신기욱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장 인터뷰②
러-우크라 전쟁처럼 中도 대만 침공 가능
침공시 한미일 유기적 움직임 중요해져
핵협의그룹 정례화·제도화 수준 주목을
실질적 역할 하려면 결국 일본 들어와야
중국·러시아 자극하지 않는 것도 필요
  • 등록 2023-05-02 오전 12:02:00

    수정 2023-05-02 오전 12:02:00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대만 문제가 지금 가장 큰 화두입니다.”

신기욱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장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달 28일 아침(현지시간) 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를 하는 동안 ‘대만’을 수차례 언급했다. “북한보다 오히려 대만 문제 때문에 한미일 공조가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스탠퍼드대에 중국 전문가들이 많은데, 전반적으로 논의를 해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년 안에 대만에 군사 조치를 할 확률이 하지 않을 확률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 북한도 그에 따라 한국을 향해 일정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은 대만 문제를 가볍게 보면 안 됩니다.”

2005년부터 스탠퍼드대에서 아시아태평양 관련 연구를 총괄하고 있는 재미 석학인 신 소장은 이번 정상회담을 두고 이렇게 요약했다. 한미 정상이 공동성명에 중국 실명을 거론하지 않은 채 대만해협의 평화·안정 중시 입장을 명시하자 중국이 곧바로 발끈하는 것은 대만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는 평가다.

대만은 한국 영토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그런데 이는 중국 공산당의 정통성과 직결된 곳이다. 공산당은 과거 국공 내전을 통해 국민당을 대만으로 몰아내고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했다. 본토와 대만, 홍콩, 마카오를 더한 ‘하나의 중국’(One-China policy) 원칙은 그렇게 나왔다.

미국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대만 점령은 곧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약화함을 뜻한다. 미국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면서도, 대만에 계속 관여하려고 하는 이유다. 신 교수는 중국의 대만 침공을 두고 “한국은 ‘설마 그러겠냐’며 논의를 너무 안 한다”고 꼬집었다.

신기욱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핵 협의 그룹’(NCG)이 제대로 실질적인 역할을 하려면 결국은 일본이 들어와야 한다”고 했다. (사진=신기욱 소장 제공)


“中, 5년 내 대만 침공 가능성 높다”

-정상회담 총평을 해달라.

△한국은 지금까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제는 전략적 명확성을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한다. 자유 진영과 같이 가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일 정상회담도 사전 정지작업으로 다소 급하게 한 것 같다. 이렇게 방향을 잡은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중국, 러시아와 관계를 어떻게 할지는 문제로 남아 있다.

-‘워싱턴 선언’ 이후 후속 대책이 중요해 보인다.

△그렇다. ‘핵 협의 그룹’(NCG)을 어느 정도로, 어느 급으로 정례화·제도화를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한국은 현실적으로 핵 무장을 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NCG마저 유명무실해지면 미국이 원하는 것(핵 포기 선언)만 주고 받은게 없는것일 수 있다. 또 하나는 대만이다. 대만 문제는 중국 때문에 공개적으로 (논의를) 하기는 어렵다. 한미일 공조를 많이 강조하는데, 그 이유가 이제는 북한보다 대만이라고 본다. 북한 문제는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고 항상 있었던 것이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라’며 항의했는데.

△대만이 가장 큰 화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실제로 침공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를 러시아 땅이라고 보는 것이다. 시 주석 역시 마찬가지다. 대만은 중국 땅이라고 생각한다. 스탠퍼드대에 중국 전문가들이 많은데, 논의를 해보면 중국이 5년 안에 대만을 향해 군사적인 조치를 할 확률이 하지 않을 확률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얼마 전에 일본에 갔더니, 일본도 대만과 인접한 오키나와 문제 때문에 논의가 매우 활발했다. 그런데 한국은 의외로 이런 논의를 잘 안 한다. ‘설마 그러겠냐’는 식이다. 한국과 미국은 물밑에서 대만 문제에 따른 여파를 잘 논의해야 한다.

-중국은 어떻게 대만을 침공할까.

△미국 등에서 시뮬레이션을 많이 한다. 해상 봉쇄, 공군 폭격, 상륙 작전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때 중요한 게 한미일의 육·해·공군과 보급 등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점이다. 전쟁은 연합 시스템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미국이 전쟁 경험이 많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지금 러시아가 고전하는 것은 무기는 좋지만 실전 전쟁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베트남 전쟁이 마지막이다. 그래서 중국은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이 있을 것이다.

-한국은 어떤 영향이 있을까.

△대만에서 전쟁이 나면 인근 해상로가 다 막힌다고 봐야 한다. 한국의 수출입이 일제히 타격을 받으니 엄청난 경제 여파가 있을 것이다.

“NCG 상설기구화, 日도 들어와야”

-NCG 신설은 확장억제에서 어떤 의미를 갖나.

△한국 내에 핵 무장 여론이 높다. 그것은 북핵 위협에 대한 걱정과 미국을 정말 믿을 수 있느냐는 문제, 두 가지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 핵 억제력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NCG 신설은 이를 절충한 결과다. 미국도 한국 여론이 강하니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진전이 있는 게 맞다. 다만 정치적·상징적 의미 외에 얼마나 구체적인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협의해도 결국 미국이 결정하지 않겠는가. 한국으로서는 실질적인 세부 대책 마련은 큰 도전이 될 것이다.

-NCG가 상설기구로 격상이 가능할까.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 제대로 실질적인 역할을 하려면 결국은 일본이 들어와야 한다. 그러나 일본에 대한 한국 여론이 너무 안 좋다는 게 문제다. 한미일이 모두 참여하는 NCG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비확산 의무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이 핵 무장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여러 국제 제재들이 있는 만큼 한국의 핵 무장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 핵 무장 여론이 높아질 것이다. 미국은 걱정말라고 하지만, 참 어려운 문제다. 이와 관련해서 한국은 미국이 제국을 운영하는 관점으로 세계를 보고 있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중국보다는 훨씬 더 세련된 제국을 운영하기 때문에 미국과 함께 가는 것은 맞지만, 어쨌든 제국주의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일’과 ‘북·중·러’ 구도에서 주도적으로 나서는 점은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의 국력은 세계 10위권이다. 그런데 국제질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적이 없다. 한국이 혜택을 많이 입었으니, 적극 움직이는 것은 맞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를 최대한 자극하지 않고 세련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일본, 미국을 다녀왔으니, 이제 베이징에서 시 주석도 만나고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도 만날 필요가 있다. ‘너희를 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알려야 한다.

-이외에 기억에 남는 장면은.

△윤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북한 인권을 강조한 장면이다. 김건희 여사는 (북한에 구금됐다가 2017년 혼수상태로 석방된 후 사망한) 고(故) 오토 웜비어의 모친까지 만났다. 지난 정부는 북한 인권을 도외시했다는 점에서 달라진 점이다. 윤 대통령이 노래를 부른 것도 기억에 남는다. 한미 정상간 ‘케미’가 과거보다 좋아 보였다.

신기욱 소장은…

△연세대 사회학과 △미국 워싱턴대 대학원 사회학 석·박사 △아이오와대 교수 △UCLA 교수 △스탠퍼드대 교수(스탠퍼드대 인문사회과학대 첫 한국인 종신 교수)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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