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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을 발굴한 김민숙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업계에서 ‘여배우’ 조련사로 통한다. 황신혜·이미연·김하늘 등이 그의 손을 거쳤고 손예진·이민정·문채원은 풋내기 시절 김 대표와 만나 톱스타로 성장했다.
마케터 출신 이소영 대표가 이끄는 사람엔터테인먼트에는 조진웅·이제훈·문소리·한예리·곽도원 등 충무로에서 연기력 하나로 인정받아 스타가 된 배우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 대표가 주위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옥석을 가려내는 안목’이다. 스타를 배우로 만들지 말고, 배우를 스타로 키운다는 매니지먼트 철학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 제작에도 뛰어들어 ‘점쟁이들’·‘분노의 윤리학’ 등 작품을 선보였다.
권진영 후크엔터테인먼트 대표도 요즘 매니지먼트 업계를 쥐락펴락하는 여성 CEO 중 한 명이다. 2002년 자본금 5000만 원으로 회사를 설립해 10년 만에 연 매출 100억 원대의 알짜배기 회사로 키워냈다. 톱스타 이승기의 활약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밖에도 이선희·이서진·이금희·조정린 등 연예인이 소속돼 있다. 이선희와는 15년, 이승기와는 10년 인연을 자랑한다. 부침이 심한 연예계에선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밖에 현재 송광호·이선균·신하균·김혜수 등이 소속된 이정은 호두엔터테인먼트 대표, 권상우·박용우·오정세·한예슬 등과 2004년 스타파크 시절부터 인연을 이어온 이주영 벨액터스엔터테인먼트 대표, 김래원을 한류스타로 키웠으며 현재는 정은채 등 신인발굴에 앞장서고 있는 전재순 블루드래곤 대표 등도 남성 못지않은 실력파로 업계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취재를 위해 만난 여성 매니저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언니 혹은 누나, 엄마” “중계인” “변호사” “생활 설계사” 등으로 정의했다.
하정우·지진희 등이 소속된 연예기획사 판타지오는 지난 3월 매니저 사관학교를 개관해 10명의 1기 수강생을 배출했고, 그 가운데 6명을 자사 신규 매니저와 홍보사원으로 채용했는데 그중 2명이 여자였다. 영화 ‘아저씨’의 김새론, ‘박수건달’의 윤송이 등 아역배우와 김소은·김서형 등 소속 여배우를 배려한 조치였다.
동성끼리 속살을 보일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마음을 깊게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연예인은 동성의 매니저를 선호하는데 밤샘작업이 많은 현장에선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러한 점이 여성 매니저를 필요로 하는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현장 관리는 매니저가 하는 일 중 극히 작은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과거 몇몇 여성 대표가 업계를 대변해왔다면 요즘에는 로드 매니저 출신 이사, 실장이 업계 고르게 포진한 점도 차이다. 김정화·박신혜·박세영 등을 데뷔 때부터 키워낸 이은영 솔트엔터테인먼트 이사, 윤계상·채정안· 정시아 등이 소속된 에이리스트의 전경수 이사, 연우진·서지혜·조미령 등이 속한 점프엔터테인먼트의 박가연 실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은영 솔트엔터테인먼트 이사는 “2002년 드림팩토리 첫 여성 매니저로 일을 시작해 2005년 싸이더스 시절에도 매니저 50명 가운데 여자는 단 2명뿐이었는데 요즘에는 30%가량이 여자다”라며 “인맥으로 혹은 로비를 해서 작품을 따내는 시대는 지났다. 업계에 여자 감독, PD, 제작자도 늘어 일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드라마 작가는 매니저와의 접촉을 꺼리는데 여자 매니저는 거리감 없이 만나준다. 요즘에는 여성이 매니저 일을 하는 데 있어 핸디캡 보단 장점이 더욱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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