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호 "아버지가 '롤러코스터' 보고 재밌다고…. 최고의 칭찬"

하정우 감독 데뷔작서 욕쟁이 한류스타 마준규 역
중대·판타지오 "끼리끼리 뭉쳐 만든 영화? 장점 더 많아"
"하정우는 존경하는 '동네 형'"
  • 등록 2013-10-20 오전 8:30:11

    수정 2013-10-20 오후 3:37:15

영화 ‘롤러코스터’ 주연 배우 정경호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부산국제영화제 일주일 전부터 영화 홍보만 3주째네요. 몸은 고돼도 마음은 즐거워요.”

이렇게 책임감 강한 주연배우가 또 있을까? TV와 라디오, 각종 언론 매체에서 배우 정경호(30)와 그의 새 영화 ‘롤러코스터’(감독 하정우)가 보고 또 들린다. 불철주야 ‘롤러코스터’ 생각뿐이다. ‘홍보 머신’같은 최근 행보에 놀라움을 표했더니 “여느 때보다 정확히 세 배 더 뛰고 있다”면서도 “스스로 좋아서, 자청해 하는 일이라 상관없다”고 완성된 영화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그만큼 정경호에게 ‘롤러코스터’는 특별하다. 십년지기 절친 하정우의 감독 데뷔작에 ‘거북이 달린다’ 이후 4년 만에, 그것도 전역 후 처음으로 선보인 영화. ‘롤러코스터’는 ‘육두문자맨’이라는 영화로 일약 한류스타가 된 배우 마준규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탔다가 기상 악화로 거듭 착륙에 실패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정경호는 주인공 마준규 역할을 맡아 이전 그 어떤 작품에서도 만난 적 없는 독창적인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녹색으로 물들인 머리에 징 박힌 가죽 재킷, 해골 무늬 스카프 등 겉으로 보이는 차이는 예사다. ‘씨X, 씨XX, 씨봉봉···’ 입만 열면 욕에 결벽증, 편집증, 고소공포증에 스타 병까지 속내는 몇 곱절 더 다채롭다. 정경호 이외의 출연진 역시 독특하기는 매한가지다. 기장에 승무원, 승객 전원이 배틀을 하듯 속사포처럼 대사를 쏟아낸다. 그런 이유로 일각에선 ‘김수현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최민식 선배님도 VIP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시곤 같은 말을 하시던데요. 찍을 때에는 몰랐는데 듣고 보니 대사가 많고 템포가 빨라 그렇게 비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톡, 톡, 톡, 톡’ 배우들끼리 탁구 하듯 대사를 주고받죠. 비행기라는 한정된 공간의 답답함을 무언가로 해소할 필요가 있었어요. 마준규 캐릭터가 복잡한 것도 같은 이유고요. 캐릭터를 풍선처럼 부풀려놓아야 비행기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아지죠.”
그를 이 영화로 이끈 건 첫째도 하정우, 둘째도 하정우다. 두 사람은 중앙대 연극학과 동문으로 2002년 신입생과 복학생(하정우는 97학번이다)으로 처음 만났다. 사회에 나와서는 같은 연예기획사 판타지오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우정을 이어갔다. 군대 말년 휴가를 나왔을 때였다. 하정우가 “다음 작품 정해진 거 없으면 나랑 하자. 널 생각하며 썼어”라며 ‘롤러코스터’의 시나리오를 건넨 게 시작이었다.

정경호는 하정우를 “동네 형”이라고 소개했다. 수식을 더하자면 “존경하는 동네 형”이란다.

“‘용서받지 못한 자’부터 ‘비스티 보이즈’, ‘577 프로젝트’까지. 형하고 꼭 한번 작품을 함께하고 싶었는데 번번이 일정이 맞질 않았어요. 그러다 이번에 감독과 배우로 만났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일을 같이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행복했던 것 같아요.”

이번 영화에는 감독 하정우, 주연배우 정경호 외에도 한성천, 최규환, 이지훈, 고규필, 김재화, 강신철 등 이들과 같은 학교 출신에 같은 회사에 속한 배우들이 다수 출연한다. 때문에 ‘끼리끼리 뭉쳐 만든 영화’라는 소리도 듣고 있다. 이와 관련 정경호는 “우리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한데, 실제로는 장점이 더 많았던 것 같다”며 “어릴 때부터 함께 연극을 하며 꿈을 키웠던 선후배들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 왜? 내가 좋아하는 그분들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런 점에서 ‘롤러코스터’는 특별한 작품”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가 이번 영화로 얻은 또 하나의 소득은 아버지의 칭찬이다. 정경호의 부친은 김수현 작가와 콤비를 이뤄 ‘내 사랑 누굴까’ ‘내 남자의 여자’ 등 무수히 많은 드라마를 히트시킨 스타 연출가 정을영 PD다. 정경호가 배우가 되는 것을 반대해 KBS 공채 시험 당시 동료 PD들에게 ‘내 아들을 떨어뜨려 달라’고 부탁하고, 정경호가 ‘미안하다 사랑한다’로 신인상 후보에 올랐을 때 수상을 막았던 아버지가 조금씩 그에게 마음을 열고 있다.

“아버지가 VIP 시사회에서 ‘롤러코스터’를 처음 보시고는 ‘영화 정말 재미있더라. 기분 좋아 술 한잔했다’고 하시는 거예요. 누구보다 아버지의 반응이 궁금했거든요. 아버지가 제가 나온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재미있다’ 정도의 말을 해주신 것도 이번이 처음이에요. 최고의 칭찬인 셈이죠. 뭐, 물론 제 연기가 좋아서가 아니라 ‘롤러코스터’가 코미디 영화이니 그냥 웃겨서 하신 말씀일 수도 있긴 하겠죠. 그래도 기분은 좋던데요? 하하하. 아버지에게 배우로 아직 인정은 못 받았어요. 하지만 지금처럼 노력할 겁니다.”

하정우의 감독 데뷔작이자, 정경호의 전역 후 첫 영화인 ‘롤러코스터’는 지난 17일 개봉해 ‘그래비티’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소원’에 이어 일일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 중이다.(사진=한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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