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신흥시장 점유율 높이기 전략 '서광'

러시아·브라질 등서 극심한 침체 속 점유율 '껑충'
어려울 때 시장지배력 높이는 '위기가 기회' 전략
  • 등록 2015-06-29 오전 3:00:00

    수정 2015-06-29 오전 3:00:00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최근 전체적인 판매감소에도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선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려는 역발상 마케팅에 나선 결과다. 어려운 현지 시장 상황이지만 시장지배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28일 각국 자동차협회가 발표한 1~5월 자동차 판매실적을 집계한 결과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는 올 들어 전체 판매감소 속에서도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선 점유율을 큰 폭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RI)가 각국 자동차협회를 통해 집계한 올 1~5월 현대·기아차 지역별 완성차 판매·점유율 증감 추이. 각국 집계방식에 따라 실제와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러시아·브라질 점유율 신기록 행진

1~5월 러시아 내 현대·기아차 점유율은 20.2%로 전년보다 5.7%포인트 증가했다. 러시아에서 판매되는 승용차 다섯 대 중 한 대는 현대·기아차인 셈이다. 특히 아반떼를 개조한 현지전략 모델 ‘쏠라리스’는 지난 5월 러시아에서 유일하게 1만대 이상 판매되며 ‘베스트셀링 카’에 올랐다.

브라질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 1~5월 점유율이 8.4%로 전년보다 1.0%포인트 늘었다. 특히 4~5월 점유율은 8.7%, 8.9%로 1992년 브라질 진출 이래 역대 최대치를 연이어 갈아치웠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전체 시장의 급감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한 덕분이다. 이 기간 러시아와 브라질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각각 37.7%, 20.0% 급감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감소 폭은 10% 초반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는 ‘위기가 기회’라는 현대·기아차의 최근 전략이 주효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러시아는 올 들어 경기침체뿐 아니라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수익성마저 낮아졌다. GM·폭스바겐도 생산중단·감산에 나선 상황이다. 현대차는 그러나 올 1월 해외 첫 브랜드 체험관 ‘현대 모터스튜디오’를 여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장 점검에도 나섰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인도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는 전략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인도는 2013년 7.3%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침체 국면이었으나 현대차는 이 기회를 틈타 전년 말 13.8%대이던 점유율을 그해 말 15.4%까지 끌어올렸다. 시장 회복세에 들어선 올 들어서도 16.5%의 점유율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 1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개장한 현대자동차의 해외 첫 브랜드 홍보관 현대 모터 스튜디오 전경. 현대차 제공
정의선 “제2의 성공신화 창조하자”

현대·기아차는 지난 10년 동안 신흥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미국·유럽 등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높여 왔다.

지금은 비록 브릭스(BRICs)라 불리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시장이 침체기이거나 성장 둔화세이지만 성장 잠재력은 여전하다는 게 현대·기아차의 판단이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우려와 유가 하락 등 외부적 악재가 약화되면 이들 시장이 다시 고속 성장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가 올 들어 중국 4~5공장(허베이·충칭)을 연이어 착공한 것도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여전히 높게 평가하고 중·장기적으로 업계 3위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현대·기아차는 위 두 공장을 완공하는 2018년 중국 내 연간 생산능력을 270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폭스바겐(500만대)-GM(290만대)에 이은 3위다. 4위권인 르노-닛산의 생산능력은 210만대로 현대·기아차를 밑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23일 중국 충칭공장 착공식에서 “신공장 건설을 새 기회로 삼아 제2의 성공신화를 써나가자”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올 들어 3.3% 감소세이지만 그 원인은 대부분 ‘원고엔저’에 따른 환율경쟁력 약화와 각국 시장침체 같은 외부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며 “여전히 전 세계 공장가동률이 100%를 웃돌고 있고 각국 점유율은 늘거나 유지하고 있는 만큼 외부 악재가 사라질 때를 생각하면 오히려 현 상황이 기회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난 23일 중국 충칭공장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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