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담은 어느 때보다 우호적 분위기가 예상됐던 게 사실이다. 미·중국의 패권 갈등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질서가 요동치고 인플레와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경제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양국간 이견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미 연합연습및 훈련 확대, 한미확장억제전략협의체 재가동 및 미군 전략자산 전개 재확인 등에 합의한 것은 물론 핵심·신흥 기술 파트너십 증진과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에 이어 경제안보 대화를 정례화하기로 한 것 등은 모두 이런 분위기의 성과다.
이번 회담으로 양국 관계가 단숨에 탄탄대로를 달리고 북한의 핵위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루 아침에 통화 동맹이 맺어지고 새 수출 시장이 열리는 것도 아니다. 한국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참여에 대한 중국의 반대와 압박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최근 5년간 심각하게 흔들렸던 동맹 관계가 정상화의 길로 들어섰다는 데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윤 대통령이 “성장과 번영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왔다”고 강조한 한미 동맹이 새로운 100년을 향해 세계사에 큰 발자취를 남길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