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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탁 트인 전망을 가진 루프톱쯤 되나 보다. 옥상낭만에 기꺼이 병풍이 된 도시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작 이 배경을 거느린 주인공은 따로 있다. 칵테일 두 잔. 그런데 흥미롭지 않은가. 유리잔에 담긴 빨대가 접점을 시도하고 있으니. 누구도 마실 수 없는 칵테일, 작가 김두은이 균형을 잡은 ‘매력적인 힘’(Attractive-Force·2019)이다.
하나가 된 둘. 누구는 기어이 공집합을 만들어 관계를 확인하려 한 강박이라 보는 모양이지만, 결국 조화일 거다. 익숙한 일상의 방식을 뒤집어버리는 낯선 감각과의 조화. 세상은 늘 기대한 그림을 내놓지 않는 법이니.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도올서 여는 개인전 ‘하나의 순간’(Moment of One)에서 볼 수 있다. 장지에 채색. 97×145.5㎝. 작가 소장. 갤러리도올 제공.